[건강한 인생] 명절에 오랜만에 찾은 부모님 어딘가 불편해 보인다면…
설 연휴가 끝나면 부모님과 함께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부모님을 만나면 그동안 몰랐던 증상을 새롭게 발견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노년기 가장 두려운 질환 중 하나가 치매 등 뇌질환이다. 정상적인 노화 증상과 질환 초기 증상을 구분해 대처하면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이진산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인지기능이 떨어진다”며 “정확한 검사를 통해 정상 노화와 비정상적인 노화를 구분해야 치매를 예방하고 대비할 수 있다”고 했다.

치매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가장 흔하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생긴다. 혈관성 치매는 크고 작은 혈관이 반복적으로 막혀 뇌가 손상되면서 인지기능 장애가 나타난다.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해서는 증상이 어떤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기억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을 찾기 위해 정밀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해야 한다. 치매 진단을 받으면 약물치료를 한다. 경증 치매 환자는 인지기능이 오래 유지되도록 도울 수 있다. 이를 통해 말기 치매까지 가는 시간을 늦춘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 원인을 치료하고 약물치료를 하면 증상이 나아진다. 이 교수는 “약물치료는 가능한 한 오랜 시간 약물 복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치매에 걸리지 않았다면 예방이 중요하다. 하루 40분, 주 5회 이상 몸에 땀이 살짝 날 정도로 걸으면 인지기능이 개선된다. 비만, 저체중은 인지기능에 악영향을 준다. 설탕 등 단 음식은 피하고 뇌에 좋은 야채와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금주·금연하고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도 잘 관리해야 한다. 외국어를 배우거나 신문과 책을 보는 등 새로운 것을 배우면 뇌를 자극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파킨슨병도 노년기에 흔한 질환이다.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생기는 퇴행성 질환이다. 손발 움직임이 느려지는 서동증, 가만히 있을 때 손이나 발, 얼굴이 떨리는 진전증, 몸이 뻑뻑해지고 굳어가는 경직증이 흔하다. 걸을 때 중심 잡기가 힘든 자세 불안증도 많이 호소한다. 우울감, 어깨통증, 소변장애, 변비, 피로감 등도 나타난다.

신채원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부모님이 이전에 보이지 않던 증상이나 행동의 변화가 있어 거동이 이상하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파킨슨병에 걸리면 서서히 운동기능이 악화된다. 규칙적으로 꾸준히 운동하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 산책, 실내 자전거, 수영 등 환자가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 꾸준히 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파킨슨병은 퇴행성 질환 중 유일하게 수술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양쪽 뇌에 전극을 넣고 지속적으로 약한 전기 자극을 줘 뇌 기능을 좋게 만드는 수술이다. 약물로 치료되지 않는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