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종 쌤의 ‘재미있는 과학이야기’(3)] 빅뱅의 증거
1948년 가모프와 랄프가 발표한 논문 ‘화학 원소의 기원’은 빅뱅 이론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문헌이 됐 다. 두 학자는 빅뱅의 첫 번째 증거로 이렇게 말했다. “빅뱅 후 1초 정도 시간이 흐르면 우주의 온도가 100 억 도 정도로 낮아지면서 수소가 헬륨으로 융합을 시작한다. 그러나 빅뱅 후 3분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온도가 더 낮아져 더 이상 수소가 헬륨으로 융합을 할 수 없게 되며, 이때 수소와 헬륨의 질량비는 3 대 1 이다.” 현재 우주에서 측정한 수소와 헬륨의 질량비도 이와 같다.

우주 온도에 따라 원소 융합 나타나

태양처럼 빛을 내는 물체는 사람의 지문처럼 특유의 선 스펙트럼을 나타내며, 이를 분석하면 구성 원소를 알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별 빛의 선 스펙트럼을 분석하면 대부분이 수소와 헬륨임을 알 수 있다.

1929년 미국의 천문학자인 허블은 “팽창하고 있는 우주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은하의 후퇴 속도는 허블상수와 은하 사이의 거리를 곱하면 구할 수 있다”는 허블의 법칙을 발견하고 우주가 팽창한다는 이론을 내놓았다. 이것은 빅뱅 이론의 두 번째 증거가 됐다. 은하의 후퇴 속도는 적색편이로 구할 수 있다. 적색편이는 ‘빛의 도플러 효과’ 때문에 생긴다. 도플러 효과는 광원이 멀어지면 관찰되는 빛의 진동수가 작아진다는 것이다. 진동수가 작아지면 파장은 길어진다. 파장이 길어지면 빨간색 영역의 빛을 방출하게 되며 이를 적색편이라 한다.

빅뱅 후 남은 복사를 측정

러시아의 가모프는 우주 초기에 온도가 매우 높았다면 대폭발로부터 광자의 형태로 방출된 복사의 일부가 남았을 것이라고 우주배경복사의 존재를 예언했다. 1964년 벨 연구소의 아노 펜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은 4080㎒(파장 7.35㎝) 대역에서 들려오는 초단파 잡음이 우주에서 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1989년 미 항공우주국 NASA가 발사한 코비위성은 우주배경복사의 전체적인 스펙트럼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우주배경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는 빅뱅 초기에 방출된 빛이 식어 우주에 남아 있는 파장이다. 우주배경복사는 절대온도 2.7K(캘빈, -270.3도)의 물체에서 방출되는 파장과 일치하며, 우주의 모든 방향에서 거의 균일하게 관측됐다. 이는 빅뱅 이후 3000K(2727도)에서 빛이 우주 공간으로 균일하게 퍼져나가 2.7K(-270.3도)로 식었음을 설명하고 있다. 우주배경복사의 발견은 빅뱅 이론을 증명하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이론과 지식을 토대로 과학 교과서에서 밝히는 우주 탄생과 원자의 진화 과정은 빅뱅 이후 약 10의 마이너스10승 초 때의 온도는 1027도로 매우 높은 온도 때문에 핵조차 존재할 수 없었고 전자, 쿼크, 빛과 같은 기본 입자들이 생성됐다. 10의 마이너스5승 초 후에는 온도가 약 2조 도이며 기본 입자들 중 업 쿼크와 다운 쿼크가 결합해 양성자와 중성자가 생성됐다. 빅뱅 3분 이후에는 우주의 온도가 수백만 도까지 낮아져 양성자와 중성자가 섞여 중수소, 삼중수소, 헬륨 원자핵이 생성됐다. 약 30만 년이 지나면서 우주의 온도는 약 3000도로 낮아졌으며 사방에 흩어졌던 미세입자인 전자들이 원자핵에 결합돼 전기적으로 중성 상태인 수소(H), 헬륨(He) 등의 원소들이 생성됐다. 이후 우주의 온도는 계속 낮아져 핵융합을 할 수 있는 온도 아래로 낮아지면서 베릴륨(Be)보다 무거운 원소들은 만들어질 수 없었다. 그로부터 수십만 년 동안 우주는 계속 팽창하면서 온도도 많이 낮아졌다.

핵융합으로 만들어진 철

[강신종 쌤의 ‘재미있는 과학이야기’(3)] 빅뱅의 증거
10억 년이 지난 후 은하, 별, 행성 등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며, 태양보다 훨씬 무거운 별들의 중심부 온도가 매우 높을 때 핵융합으로 탄소(C), 질소(N), 규소(Si), 마그네슘(Mg) 등이 형성됐다. 핵융합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원소는 철(Fe)이다. 별의 진화 중 마지막 단계에서 초신성 폭발 과정에 철(Fe)보다 무거운 원소들도 생성됐다. 초신성의 폭발로 우주 공간에 별을 구성하던 물질들이 방출되게 된다.

우리는 물질에서 방출되는 빛을 활용해 중요한 정보를 얻는 과정을 스펙트럼을 통해 살펴봤다. 다음 시간에는 빅뱅 이후 진화 과정을 거쳐 생성된 원자들의 규칙적 성질에 대해 살펴보면서 통합과학의 성취기준이 요구하는 두 번째 과제에 도전해보자.

◆통합과학 성취기준 1

지구와 생명체를 비롯한 우주의 구성 원소들이 우주 초기부터의 진화과정을 거쳐 형성됨을 물질 에서 방출되는 빛을 활용하여 추론할 수 있다.

강신종 < 용화여고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