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은 양부남 광주지검장…대검 보고 없이 전권 맡아 독립적 수사
외부위원으로 꾸린 수사점검위서 점검…"특임검사 이상의 권한 부여"
검찰, 강원랜드 채용비리 별도 수사단 구성… 외압의혹도 수사
춘천지검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현직 검사의 폭로가 나오자 검찰이 별도의 수사단을 꾸리고 이 사건을 전부 넘겨받아 수사하기로 했다.

수사단은 춘천지검에서 진행하던 사건 일체를 넘겨받아 독립적으로 수사하며 과거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정치권과 검찰 고위 인사의 외압 의혹에 대해서도 진상 규명에 나선다.

대검찰청은 6일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독립적인 수사단을 편성해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은 양부남(57·사법연수원 22기) 광주지검장을 단장으로 하고 서울북부지검에 사무실을 마련해 수사에 나선다.

수사 관련 사항을 대검에 보고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를 해 나간다고 대검 측은 설명했다.

양 검사장을 단장으로 한 수사단은 차장검사 1명과 부장검사 1명, 평검사 6명 및 수사관들로 구성된다.

수사단 인선도 양 검사장이 독자적으로 한다.

양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을 역임하는 등 특수·형사 사건 경험이 풍부하다.

춘천지검은 기존에 기소한 사건들의 공소유지를 맡지만, 나머지 사건은 모두 새로 구성된 수사단이 넘겨받는다.

이미 기소된 사건도 필요한 경우 수사단이 제한적인 범위에서 지원할 방침이다.

수사단 활동기한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

관련 의혹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대검은 밝혔다.

검찰총장에게 보고하지 않는 등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하되, 수사가 종결된 후에는 수사심의위원회 산하 수사점검위원회의 점검을 받도록 했다.

외부위원으로 구성되는 수사점검위는 완료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문제점이 없었는지 점검하는 기구다.

이번 수사단 구성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보고받은 문무일 총장이 철저한 의혹 규명을 위해서는 특임검사 이상의 권한을 갖는 수사단 구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문 총장이 특임검사를 지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검찰 비위 수사를 목적으로 하는 특임검사로는 외부 인사까지 거론되는 이 사건 전체를 제대로 규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도입된 특임검사는 검사의 범죄 혐의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렸다고 판단할 때 검찰총장이 지명하는 제도다.

상급자의 지휘나 감독을 받지 않고 수사 결과만 검찰총장에 보고한다.

이번 수사단 구성의 결정적 계기는 안미현(39·41기) 검사의 의혹 폭로였다.

비리 연루 의혹이 제기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과 모 고검장 등이 실체 규명을 방해하고 검찰은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안 검사는 지난 4일 방송 인터뷰에서 춘천지검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를 수사하던 지난해 4월 당시 최종원 춘천지검장이 갑자기 관련자를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사건을 조기 종결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상관으로부터 '(수사 대상인) 권(성동) 의원이 불편해한다'는 말을 듣고, '권 의원과 염동열 의원, 그리고 고검장의 이름이 등장하는 증거목록을 삭제해달라'는 압력도 지속해서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춘천지검은 전날 "실무자가 당초대로 불구속 기소하겠다는 의견을 유지해 그대로 불구속 처리했다"며 "수사팀과 지휘부는 안 검사에게 일방적으로 증거목록을 삭제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