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유치한 일본 기업의 '기술 도둑질'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코스닥 상장사인 티씨케이의 핵심 기술을 불법으로 빼낸 혐의로 일본 반도체 부품기업 페로텍의 한국법인 페로텍코리아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유출 대상은 반도체 웨이퍼 절삭에 쓰이는 실리콘카바이드 링(사진) 제조기술이다. 티씨케이는 7년간 80억원을 들여 2013년 해당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높은 강도를 무기로 반도체 생산현장에서 기존 실리콘 소재 부품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실리콘카바이드 링을 본격적으로 납품하기 시작한 2014년 452억원이던 티씨케이 매출은 지난해 1299억원으로 3배 가까이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47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36.4%에 달했다. 연 1500억원 규모인 관련 세계 시장에서 티씨케이는 80%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장관 지명 직전까지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기술 유출은 티씨케이에서 일하던 연구원들이 페로텍코리아로 이직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모씨 등 2명은 실리콘카바이드 링 제조 도면과 운용 기술자료를 확보해 회사를 옮겼다.

페로텍코리아는 이를 바탕으로 실리콘카바이드 링을 만들어 판매하려다 경찰 수사로 관련 작업을 중단했다. 페로텍코리아 측은 “티씨케이에서 빼돌린 기술인지 몰랐다”고 항변했지만 김씨 등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기존 연봉의 1.4배를 지급하는 등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페로텍코리아는 국내 투자를 명분으로 충청남도와 당진시로부터 5년간 50억원을 지원받기로 한 회사다.

노경목/이현진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