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를 이용한 대규모 불법 환치기(무등록 외국환거래)와 원정투기가 관세당국에 적발됐다.

관세청은 31일 가상화폐 등을 이용한 환치기와 원정투기 특별단속을 벌여 6375억원 상당의 외환범죄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 중 순수하게 가상화폐만 활용한 불법 외환거래가 1770억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한 기업은 해외에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세운 뒤 소프트웨어 무역대금이라고 속이고 1647억원을 불법 송금한 뒤 이 돈으로 해외 가상화폐를 구매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한 무등록 외환거래업체는 한국과 일본에서 4년간 537억원의 불법 원·엔 환치기를 해오다가 적발됐다. 이 중 98억원은 가상화폐를 이용했다.

관세당국은 “가상화폐를 활용한 불법 외환거래 혐의자를 추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적발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관세청은 고액의 현금을 여행경비 명목으로 들고 나가 해외에서 가상화폐를 구매하는 원정투기도 조사하고 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