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설적 판매왕 조 지라드 넘겠다"
정송주 기아자동차 망우지점 영업부장(사진)의 별명은 ‘망우동 정주영’이다. 그는 영업을 시작하면서 기억하기 어려운 자신의 이름 대신 정주영이라는 이름을 명함에 새겼다. 정 부장은 “18년째 내 이름 대신 망우동 정주영으로 불려왔다”며 “처음 만난 이들에게도 나를 확실히 각인시키기 위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이름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총 416대를 판 정 부장을 ‘2017 기아판매왕’으로 선정했다. 정 부장은 2005년 첫 판매왕 자리에 오른 뒤 13년 연속으로 판매왕에 올랐다.

정 부장은 기아차에 영업사원이 아니라 생산직 용접공으로 처음 입사했다. 젊은 시절 태권도 사범으로 일하던 그는 돈을 벌어 도장을 차리겠다는 생각으로 용접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용접공으로 5년간 일하는 동안 외환위기가 찾아왔고 관장이 되겠다는 꿈은 조금씩 멀어져갔다. 정 부장은 “외환위기 이후 생산직이 영업직으로 전직할 기회가 있었다”며 “영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다음 꿈을 이루고 싶어 전직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판매 비결로 ‘고객 중심 사고’를 꼽았다.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가장 유리할지,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것이다. 정 부장은 “한번 차를 산 고객이 다시 차를 살 때까지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하게 하는 방법은 정직하게 고객을 대하는 방법뿐”이라고 강조했다.

진심으로 고객을 대하다 보니 고객들이 먼저 나서서 그의 영업을 거들기도 한다. 이른바 정 부장의 ‘아바타 영업사원’들이다. 정 부장은 “자동차 동호회 운영진을 맡고 있던 한 고객은 지인을 데려와 계약서 작성까지 직접 도왔다”며 “나를 믿는 만큼 자신들의 지인을 아낌없이 소개해줬다”고 했다.

13년째 1등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그의 다음 목표는 미국의 전설적인 자동차 판매왕 조 지라드를 뛰어넘는 것이다. 쉐보레의 조 지라드는 15년 동안 총 1만3001대의 차를 판매해 기네스북에 12년 연속 세계 최고 영업사원으로 선정된 인물이다. 정 부장은 “13년 연속 판매왕에 안주하지 않고 대한민국 판매왕으로서 조 지라드를 뛰어넘는 판매기록을 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