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12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한 주택. 성매수자로 가장한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들이닥쳤다. 이곳에선 5세 아이와 3개월 된 그의 동생이 발견됐다. FBI는 이날부터 15일까지 미 전역에서 벌인 ‘오퍼레이션 크로스컨트리 11’ 작전으로 실종된 영유아 및 청소년 84명을 구출하고 인신매매범 120여 명을 체포했다. 미국실종학대아동센터(NCMEC)가 그동안 수집한 실종아동 데이터를 토대로 FBI 요원들이 인신매매가 이뤄지는 아지트를 급습한 결과다. 피해자의 평균 연령은 15세였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성명에서 “불행하게도 이런 결과는 우리가 왜 이 수사를 계속해야 하는지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FBI는 뚜렷한 범죄 증거가 없어도 18세 미만 아동이나 지적장애인이 실종되면 즉각 수사에 들어간다. ‘크로스컨트리’ 작전의 성과도 18세 미만 아동 실종을 단순한 가출보다 ‘누군가의 범죄’에 초점을 맞춘 성과다. FBI는 실종사건 중 18세 미만 아동, 60세 이상 고령자, 지적장애인의 경우를 ‘급박한 것’으로 분류한다. 특히 18세 미만 아동이 실종되면 ‘잠재적인 유괴범죄’로 보고 주 경찰과 FBI 전담팀이 즉시 수사를 시작하도록 돼 있다.

FBI는 실종수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1997년부터 실종수사전담팀인 아동대상범죄수사전담반(CAC)을 두고 있다. 또 CAC 밑에 ‘5분대기조’인 아동납치신속대응팀(CARD팀)을 뒀다. 초동조치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아동실종사건 컨트롤타워로는 1984년 설치된 비영리 민간단체 NCMEC가 있다. NCMEC는 아동 실종사건에 한해 연방정부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FBI·법무부·재무부·국방부 등의 협조를 요구할 수 있다.

NCMEC는 실종아동이 발생하면 미국 전역 순찰차에 실시간으로 실종아동 자료를 전송한다. 또 아동 실종 신고 시 일정 지역 내에서 모든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경보를 내보내는 ‘앰버 경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앰버 경보 프로그램이 가동되면 경찰은 물론 주변 차량 운전자, 마을 주민에게 실종자 및 범인의 인상착의가 전파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