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난 불로 37명이 숨지고 131명이 중·경상을 입은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화재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세종병원 1층 응급실 부근에서 발생했다.

오전 7시 32분께 처음 접수된 8초 분량 최초 신고 녹취록을 보면 한 남성이 다급한 목소리로 "세종병원입니다 불났습니다.빨리 좀 와주세요"라고 말한다.

뒤이어 "세종병원 1층 응급실"이라면서 불이 난 장소를 재차 설명한다.

그러나 정확히 어디서, 어떤 이유로 불이 시작됐는지는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직후 "응급실 뒤쪽에서 갑자기 불이 났다"는 간호사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1층 응급실 옆 간호사 탈의실에서 불이 났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밀양병원 손경철 이사장은 앞서 언론 브리핑에서 "냉·난방기 2대 중 1대에서 전기 스파크로 불이 났다거나 천장 스파크, 또는 수술 기구를 소독하는 처치실에서 났다는 얘기도 있는데 정확한 내용은 아직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재까지 발화 지점과 화재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경찰은 사망자들의 신원 파악을 마치는대로 본격 화재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들은 박모(96·여) 씨 등 대부분이 고령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이 화재 현장에서 1차 기초 감식을 마친 가운데 27일부터 본격 감식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경찰 측은 "화재 원인 등에 대해서는 사망자 신원 확인 등 절차가 마무리된 뒤부터 본격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