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채굴 열풍에 따른 그래픽카드 공급 부족으로 PC 게임 이용자들의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채굴에 소모되는 막대한 전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상화폐 채굴 열풍에 그래픽카드 가격 '천정부지'
2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가상화폐 채굴업자들이 AMD, 엔비디아 등이 제조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량으로 구입하면서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상화폐 열풍으로 늘어난 채굴업체들이 기존의 GPU 물량까지 흡수하자 가격은 급등했다. AMD의 RX-580 제품 가격은 지난해 11월 269.99달러에서 현재 639달러(약 68만6000원)로 두 달 만에 136% 상승했다. GPU는 그래픽 처리를 위한 고성능 장치로 가상화폐 채굴에 필요한 복잡한 연산을 빠르게 수행한다. GPU 가격 급등은 가상화폐 이더리움의 급등세와 맞물렸다.

비벡 아리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애널리스트는 “가상화폐 중에서도 이더리움이 GPU 수요를 끌어올리는 압도적인 힘”이라고 진단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더리움 가격은 지난 1년간 8800% 이상 상승했고, 최근 두 달 동안에도 2배 이상 올랐다.

PC 게임 애호가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GPU 물량이 부족해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GPU는 고사양 그래픽 게임 등을 구동하는 데 필수적인 부품이다. 컴퓨터 하드웨어 소매업체들은 GPU가 새로 입고될 때마다 권장 소비자가의 2배에서 3배까지 값을 올리고 있다고 CNBC는 보도했다.

라이언 슈로트 애널리스트는 “PC 게이머들이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미루는 통에 프로세서, 메인보드 등 다른 부품 공급업체들도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채굴은 환경오염을 심화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비트코인 한 개를 채굴하는 데 미국 한 가정의 2년치 전력이 든다고 지난 21일 보도했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