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암호화폐) 시세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이 우울증과 분노장애까지 호소하고 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는 지난 17일 하루 만에 전날보다 30% 가까이 급락한 데 이어 18일에도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때문에 비트코인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망한 투자자들이 자조하거나 폭력 성향을 드러내는 글이 많았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비트코인갤러리' 게시판에는 "수저 한번 바꿔보려고 욕심 부리다가 일주일 만에 1년 연봉을 날렸다", "1천만원을 잃었다. 알바비가 새로 들어올 때까지 밥 사 먹을 돈도 없어 우울하다", "학식(대학생)인데 월세금까지 날렸다. 우울해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어떤 이용자는 "코인판이 사실상 투기였으니 정부가 규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는 생각한다"면서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도 답이 없기에 인생역전까지도 안 바라고 치킨 한 마리라도 마음 편히 시켜 먹고 싶어 시작했는데 (이렇게 폭락하니) 코인판 자체가 20∼30대 삶의 애환이 담긴 것 같아 씁쓸하다"고 쓰기도 했다.

주식 시장의 경우 주가가 급등락할 경우 거래를 제한하는 서킷브레이커(주식매매 일시정지)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정지) 등 과열을 막는 제도가 있지만 가상화폐 시장은 아직 이 같은 장치가 없다.

따라서 '초단타' 위주인 가상화폐 시장 특성상 짧은 시간에 시세가 롤러코스터를 타 투자자들은 조울증 같은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고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가상화폐 우울증·중독 현상이 나타난 이유로 가상화폐를 '흙수저 탈출 기회'로 기대했던 젊은 층이 정부 규제 때문에 좌절됐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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