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진행 불편해 창업… 대박났죠"
지난해 10월31일부터 사흘간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에서 열린 2017 글로벌 인재포럼. ‘우리가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각국에서 모인 연사들이 각 세션을 마치고 질문을 받을 때가 되자 무대 위 스크린에 방청객의 질문이 뜨기 시작했다. 여느 행사처럼 방청객이 손을 들면 진행 요원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들고 뛰어가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행사 지원 시스템을 개발한 곳은 2014년 5월 창업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리바이벌랩스. 이 회사가 선보인 이벤트 플랫폼 ‘콩콩’은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샤넬코리아 임직원 파티, 청년취업 공감콘서트 등 각종 행사와 모임에 사용됐다.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내 북카페에서 만난 김양근 리바이벌랩스 대표(사진)는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서비스 발달이 오히려 오프라인 모임과 행사를 늘리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이벤트 테크’로 불리는 이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 모바일 마케팅 회사, 온라인 광고 회사 등을 거쳤다”며 “2012년부터 개인사업자로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 사업을 하다 리바이벌랩스를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콩콩에는 에이전시 사업을 하며 얻은 김 대표의 노하우와 지난 4년간 콩콩을 운영하며 쌓은 경험이 녹아 있다. 앱(응용프로그램)을 스마트폰에 설치할 필요 없이 주최 측이 제공하는 주소로 웹에 접속하기만 하면 콩콩의 모든 기능을 쓸 수 있도록 한 것이 그런 예다. 김 대표는 “행사 참석자들은 굳이 한 번의 행사를 위해 앱을 내려받으려 하지 않는다”며 “콩콩만 있으면 행사 등록부터 결제, 입장, 실시간 질의응답, 현장 투표, 경품 추첨, 행사 통계까지 전 과정을 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장 투표만 해도 전용 투표기를 쓰려면 기기당 1만원에 이르는 대여료를 내야 하지만 콩콩은 참석자의 스마트폰을 투표기로 바꿔준다.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만 내면 수천 명이 모이는 행사도 간단히 치를 수 있다.

콩콩의 기능은 모듈식으로 구성해 고객인 행사 주최자가 원하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김 대표는 “콩콩을 개발한 목적은 누구나 쉽게 모임을 열고 실제 세상에서 사람들이 더 많이 소통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며 “개인도 소모임에 콩콩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일부 기능은 무료로 제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에서도 이런 기능의 수요가 많다”며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