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만공사(UPA)는 지난해 울산항에서 처리한 연간 물동량이 개항 이후 처음으로 2억t을 넘었다고 2일 발표했다. 개항 54년 만에 200배 이상 물동량이 증가한 것으로 국내 항만에서는 부산항과 광양항에 이어 세 번째로 2억t을 넘어섰다.

울산항 年처리 물량 2억t 돌파
울산항이 근대항으로 개항한 1963년 물동량은 100만t 정도에 불과했다. 1962년 국내 첫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뒤 울산이 본격적으로 산업화되면서 울산항 물동량도 급속하게 늘어났다. 공식적인 통계작업이 시작된 1996년 1억2000만t을 기록했다. UPA가 출범한 2007년에는 1억6800만t을 처리했고, 울산 수출액이 1000억달러를 달성한 2011년에는 1억9000만t에 이르렀다.

2012년부터 울산 경제 침체로 수출액이 뒷걸음질 치면서 울산항 물동량도 정체를 면치 못했다. 2016년 석유화학산업 중심으로 경기가 다시 호전되면서 당시 사상 최대인 1억9700만t을 처리한 데 이어 지난해 2억t을 넘었다.

물동량 증가의 일등공신은 석유 등 액체화물로 지난해 울산항 전체 화물의 82%인 1억6400만t 처리 실적을 기록했다. 일반화물은 2990만t, 컨테이너화물은 582만t으로 집계됐다.

UPA는 울산항을 ‘세계 4대 동북아 오일허브 항만’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오일허브란 석유제품 생산·공급,저장·중개·거래 등 석유에 관한 모든 기능을 수행하는 석유 물류활동 중심 거점을 말한다.

해양수산부와 UPA는 2020년까지 1조6620억원을 들여 울산신항에 2840만 배럴(68기) 규모의 원유 및 제품 저장시설, 1만~30만t급 접안시설 9개 선석, 89만9000㎡의 배후단지를 건설하는 오일허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UPA는 오일허브가 들어서면 6조3456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조7000여억원의 부가가치 창출, 1만2000여 명의 고용 창출 등의 경제효과를 얻을 것으로 분석했다.

강종열 UPA 사장은 “해운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항만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물동량 2억t 달성은 그 의미가 크다”며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북극물류 거점화도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