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간 매장 문 부수고 절도
1분내 범행…보안장치 무용지물
명품 옷 자랑…호화생활에 덜미
한달 동안 238대 훔친 '스마트폰 대도'

“3개월치 폐쇄회로TV(CCTV)를 돌려 봐도 범인 얼굴이 나오지 않았는데, 사전답사도 없이 범행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서울 성북경찰서 관계자)

한 달 동안 스마트폰 238대를 훔친 ‘스마트폰 대도’가 검거됐다. 성북경찰서는 상습특수절도 혐의로 장모씨(47)를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장씨는 지난해 11월18일부터 12월20일까지 서울·경기 일대 휴대폰 매장 10곳을 털어 고가 스마트폰 238대(2억3000만원 상당)와 현금 800여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에게는 사전답사조차 필요치 않았다. 새벽 시간대 한적한 거리를 걷다가 대부분의 휴대폰 매장 외장이 유리로 돼 있다는 점을 이용해 가로등 불빛으로 밖에서 가게 내부 구조를 파악했다. 스마트폰 상자가 어디 쌓여 있는지 ‘느낌’이 오면 노루발못뽑이(일명 빠루)로 휴대폰 매장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가 번개같이 스마트폰을 마대 자루에 쓸어담았다. 범행을 저지른 뒤에는 경찰 추적이 어려운 택시를 타고 도망쳤다. 절도를 당한 스마트폰 매장 10곳 모두 보안 시스템이 설치돼 있었지만 1분 안에 범행을 마치고 달아나는 그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장씨는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안 뒤에도 범행을 계속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지인 B씨에게 스마트폰을 팔아 번 돈은 명품 의류 구입이나 도박에 탕진했다.

용의주도하게 범행을 이어가던 장씨는 ‘명품 자랑’ 때문에 덜미를 잡혔다. 범인을 추적하던 경찰은 CCTV를 분석해 특수 절도 등 수십 건의 전과 경력이 있고 갓 출소한 장씨를 용의선상에 올렸다. 경찰은 그가 자주 찾는 도박장에서 ‘명품 패딩을 샀다며 자랑하더라’는 진술을 확보해 해당 패딩을 판매한 서울 동대문 매장을 찾아냈다. 장씨는 지난달 23일 해당 매장에 다시 옷을 사러 들렀다가 잠복해 있던 경찰에 붙잡혔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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