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열전] 조폭 가담한 중국산 건고추 302t 밀수 적발
형사·특수·공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성과를 낸 30대 여성 검사가 대검찰청이 선정하는 ‘모범검사’로 뽑혔다. 부산지방검찰청 외사부의 이소연 검사(사법연수원 41기·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대검찰청은 이 검사 등 3명을 ‘2017년 하반기 모범검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검사는 지난해 3월 조직폭력배가 가담한 중국산 건고추 밀수조직을 적발했다.

식품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건고추를 대량으로 국내에 몰래 들여온 조직폭력배 범서방파 간부와 돈에 매수된 보세창고 직원 등 12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2016년 5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동안 식품안전검사를 거치지 않은 중국산 건고추 302t(시가 30억원)을 18차례에 걸쳐 몰래 국내에 들여와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운송 과정에서 수입신고한 물품과 밀수입 화물을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건고추를 밀수입하다 걸렸다. 범서방파 고문급 간부 A씨는 밀수 계획을 세우고 밀수자금까지 조달하는 등 깊숙이 가담했다.

이 검사는 지난해 7월에는 ‘보따리상’을 통해 면세품을 밀수입한 혐의로 한 대형 면세점 직원들을 기소했다. 면세점 판매 명품을 세관에 수입신고하지 않고 반입해 밀수입한 사건이다. 고객은 비싼 명품을 면세가격에 사고 보따리상은 수수료를 챙겼으며, 면세점 직원들은 판매점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다 검찰에 적발됐다.

이 검사는 면세점 점장부터 판촉사원까지 조직적으로 밀수입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밝혀냈고 면세점 법인도 양벌규정을 적용해 기소했다.

2015년에는 대검의 진술 분석을 활용해 성폭행 사건을 적발하기도 했다. 지적장애와 정신분열증 병력이 있는 피해자의 진술을 끈기 있게 확보하고 과학적으로 입증한 노력 덕분이다. 같은 해 대전지검 홍성지청에 근무하면서 농어촌공사 등 공공기관의 발주 공사와 관련해 브로커 알선, 전·현직 공사 직원의 뇌물 수수 등 민관 유착의 구조적 비리를 적발하는 데도 참여했다.

이 검사는 그동안 수사 실적을 인정받아 장관 표창 1회에 형사, 특수, 공안, 과학수사 등에서 검찰 내 우수 수사 사례로 담당 사건이 선정됐다. 이 검사는 “아직 경력이 6년에 불과해 앞으로도 배울 것이 많다”며 “외사부에서 주로 담당하고 있는 관세법 관련 수사를 계속해 전문성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