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고 28분 전 진화·화재 4시간뒤 통화 사실 아냐"

제천 화재 수사본부, 유족·언론 제기한 의혹 해명

제천 화재 최초 신고 28분 전 진화 작업을 했다는 증언과 화재 발생 4시간이 지난 뒤에도 건물 내부 생존자와 통화가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 경찰이 29일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본부는 29일 화재 참사를 겪은 스포츠센터에서 지난 21일 화재 신고 접수 28분 전 이미 불이 나 진화가 이뤄졌다는 유족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스포츠센터 주변 다수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지만 불이 난 지난 21일 오후 3시25분께 불이 나고 진화가 이뤄진 정황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CCTV 화면과 다른 참고인 진술을 종합하면 오후 3시 50분 화재 발생 상황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면서 "오후 3시 25분 진화하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가 시간을 착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건물 관리인 김모(50)씨도 오후 3시 25분에 진화 작업을 한 적이 없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유가족 대책위는 지난 27일 "119에 최초 신고한 것보다 28분 전에 이미 1층 천장에 불이 났고, 이를 끄려고 했던 사람을 봤다고 증언한 목격자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족의 지인(72)이 지난 21일 오후 3시 25분께 건물 2층과 지상을 잇는 계단을 내려오다가 1층 천장에서 연기가 나 관리인과 함께 소화기로 불을 껐다는 것이다.

이 때 119에 신고했으면 29명이 숨지는 대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게 유족들의 주장인데 경찰은 그가 시간을 잘못 기억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최초 화재 신고가 접수된 지 4시간이 지난 뒤에도 건물 안에 생존자가 있어 통화했다는 유족의 주장과 관련, 경찰은 실제 통화가 이뤄진 것이 아니라 음성사서함이었던 것으로 화인됐다고 밝혔다.

한 유족은 21일 오후 8시 1분 희생자에게 전화를 걸어 약 20초 통화가 이뤄졌다며 "불이난 지 4시간이 지나도록 생존했는데 구조 지연으로 희생됐다"고 주장해왔다.

경찰 해명에 대해 유족은 "음성사서함 멘트와 생존자 음성을 착각했을 리 만무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오후 8시까지 살아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 경찰의 말을 믿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