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조·골든블루, 올해 부산 주(酒)인공은 '나야 나'
부산지역 술 시장을 이끌고 있는 대선주조와 골든블루가 올 들어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선주조는 소비자 입맛에 맞춘 신제품을 내놓고 복고풍 디자인에다 ‘소주의 아이콘’ 김건모 카드로 승부수를 띄우면서 부산 시장 1위 굳히기에 나섰다. 골든블루는 한국인 입맛에 맞는 36.5도짜리 위스키를 선보이면서 저도주 시장을 장악하고, 부산 해운대와 서울 강남에 기반을 잡은 뒤 전국 시장 확대에 나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대선주조(대표 조우현·사진 왼쪽)는 슈퍼마켓 등을 포함한 전체 부산지역 점유율이 올 1월 20.4%에서 11월 말 51%로 높아졌다고 26일 발표했다. 업소 점유율은 60.6%로 높아져 경남 무학의 ‘좋은데이’에 뺏겼던 시장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적자였던 영업이익도 올해 5억원 넘는 흑자를 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선주조·골든블루, 올해 부산 주(酒)인공은 '나야 나'
추락했던 대선주조가 시장을 회복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지난 1월 알코올 도수를 17.5도에서 16.9도로 낮추고 벌꿀과 천연 감미료인 토마틴으로 쓴맛을 줄인 것이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아서다. 천연 감미료 토마틴과 벌꿀, 증류식 소주원액을 재료로 대선주조가 독자개발한 원적외선 숙성공법을 적용해 목넘김을 한결 부드럽게 했다.

계절별로 새로운 상표디자인을 선보인 점도 소비자 눈길을 끌었다. 1970년대 부산에서 인기를 끈 ‘대선’ 소주 상표를 그대로 가져와 ‘대선블루’를 출시했다. 중장년층에게 추억을 상기시키고 20~30대 젊은 층에겐 파란색 바탕에 크게 인쇄된 제품명 대선과 물결무늬 등 독특한 복고풍 디자인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9월 대표 애주가인 가수 김건모를 광고모델로 발탁한 것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맛집과 명소를 소개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 것도 먹혀들었다.

조우현 대표는 “소비자들이 ‘맛있다’며 다시 대선을 찾으면서 시장 점유율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며 “여세를 몰아 내년 시장 점유율을 70%까지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골든블루(대표 김동욱·오른쪽)도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새 지평을 열고 있다. 골든블루는 올 들어 11월 말까지 658만9960병을 팔아 저도주 시장의 85%를 차지했다. 2009년 첫 제품 출시 이후 8년 만에 위스키업계 2위로 올라서 1위를 넘겨보고 있다. 골든블루의 대표 브랜드 ‘골든블루 사피루스’는 올 들어 11월 말까지 422만6300병을 팔아 출시 5년 만에 국내 위스키 1위 브랜드로 등극했다.

대선주조·골든블루, 올해 부산 주(酒)인공은 '나야 나'
골든블루의 약진은 글로벌 브랜드가 장악해온 40도 이상의 위스키 시장에 국내 최초로 36.5도짜리 저도주 골든블루를 내놓으면서 소비자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한국인 입맛에 맞춘 최적의 풍미를 찾아냈으며 여기에 부드러운 목넘김이 가능하도록 최적의 도수를 결합시킨 것이 적중했다. 골든블루 사피루스는 100% 스코틀랜드산 위스키 원액을 이용해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정통 위스키로 우수한 품질을 갖춰 까다로운 한국인 입맛을 만족시켰다.

골든블루 연고지인 부산 시장 점유율 45.5%를 기록한 데 이어 서울 강남 시장 점유율도 40%를 기록했다. 두 거점을 기반으로 경기 인천 제주 강원과 호남에까지 판매망을 구축해가고 있다. 김동욱 대표는 “전국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브랜드로 키워 2020년 업계 1위로 올라서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