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언론기관 권위·전파력 이용해 범행…죄책 매우 무거워"
엘시티 비리 국제신문 사장 징역2년·법정 구속… "신뢰 훼손"
엘시티 비리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차승민 국제신문 사장이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올해로 창간 70년을 맞는 국제신문 역사상 발행인이자 사장이 법정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부산지법 형사5부(심현욱 부장판사)는 22일 차승민(54) 국제신문 사장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차 사장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천165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차 씨를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배임수재, 횡령, 공갈 혐의 등 차 씨에게 적용된 검찰의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지역 정론 언론사 사장으로서 공적 책임을 부담하고 보도의 중립성, 공정성, 공공성 등 헌법적 가치를 구현·발전시키기는커녕 언론기관이 가지는 권위, 신속한 전파력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어 "차 씨가 사건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언론기관의 공정성에 대한 시민 신뢰가 크게 훼손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앞서 "범행을 부인하면서 하급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차 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차 씨는 엘시티 시행사 임원에게 "엘시티 관련 의혹을 보도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경쟁 신문사와의 광고비 차액 5천100여만 원을 받아내고 엘시티 법인카드로 100여만 원을 쓴 혐의로 올해 3월 기소됐다.

그는 또 다른 개발사업자로부터 부정적 내용이 담긴 기사 게재를 자제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천100여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올해 5월 추가기소됐다.

전국언론노조 국제신문 지부는 창간 이래 처음으로 사장이 비리 사건에 연루돼 형사 재판을 받게 되자 지난 3월부터 300일 가까이 출근 저지 투쟁, 회사 앞 집회·법원 앞 1인 시위 등을 통해 차 씨의 즉각 사퇴와 법정구속을 촉구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