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산운용시장은 2016년말 기준 펀드순자산 규모가 3,498억 달러로 세계 13위 수준이며, 특히 최근 5년간 수탁고 66%, 회사수 132%, 임직원 수 53.3%가 증가하는 급성장세를 이루었다. 이와 같은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공모펀드는 주가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보이는 펀드들이 넘쳐나고 이와 같은 낮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과다한 보수를 수취함으로 인하여 투자자의 신뢰를 잃고 있으며, 사모펀드 또한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나 GDP 대비 헤지펀드 순자산 규모가 0.3%에 불과하여 11~12% 정도에 이르는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 하에 2017. 12. 14.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은 ‘신뢰받고 역동적인 자산운용시장 발전방안’을 내놓았다.

발전방안은 크게 공모펀드 발전방안과 사모펀드 발전방안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공모펀드의 발전방안으로는 ①우정사업본부, 인터넷은행, 농협 · 신협 등 상호금융기관 등에게 판매사를 신규 인가함으로써 판매사간 경쟁을 촉진, ②판매사 · 운용사의 펀드 수익률을 유형별(예 : 액티브 주식형 펀드, 해외주식형 펀드 등)로 비교 · 분석하여 주기적으로 공개, ③ ‘좋은 펀드’를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구별하기 위해 현행 50%인 계열사 펀드 판매 상한을 단계적으로 25%까지 하향조정, ④ 펀드클래스 명칭을 장기투자형, 단기투자형으로 알기 쉽게 변경, ⑤펀드투자 이후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자문비용이 없는 보다 저렴한 클래스(온라인, 클린 등)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 ⑥ 자산운용보고서 교부주기도 분기에서 반기로 완화시키는 등 불필요한 규제비용 감축, ⑦ 증권펀드의 일시적 차입을 허용하고, 공모펀드의 손익배분 차등화(선순위 · 후순위)를 허용하는 등 창의적 운용을 지원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사모펀드의 발전방안으로는 ① 실력은 있으나 자본이 부족한 전문인력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전문사모운용사의 최소자본금을 현행 20억원에서 10억원으로 하향조정, ② 과거 전문사모운용사가 각각의 PEF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운용사 설립 자본금 20억과는 별도로 각각의 PEF 마다 1억원의 추가자본금 및 GP등록이 필요하였으나 이와 같은 추가 요건을 폐지, ③ 투자가능 자산을 보통주, CB, BW 뿐만 아니라 전환우선주, 전환상환우선주 등으로 확대, ④금융사 GP의 PEF 설립 시 금산법상 출자승인 부담을 완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부동산에 몰린 자금.... 자산운용시장으로 옮겨오게 물고를 터야

이번 자산운용시장 발전 방안을 검토하면서 공감할만한 내용들이 많이 있었으며, 큰 틀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부동산 사랑은 그 끝을 헤아리기 어려우며, 올해 들어 수차례에 걸친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강남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값은 계속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강남 집값을 보면 아슬아슬하기 그지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주식을 사기보다는 주변부동산 중개업소를 기웃거리고 있다. 주식은 투자했다가 망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고 잘 알지도 못하지만, 부동산은 계속해서 올라왔고 자신의 아파트를 비롯하여 주변 아파트값을 비교 검색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이해도 쉽다. 하지만 시중에 풍부한 유동자금이 부동산에만 몰려서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기업 및 가계의 임대료 부담으로 이어지고 이는 가용자금이 줄어드는 문제를 또다시 낳게 되는 등 악순환된다. 이에 반하여 자산운용시장에 돈이 몰리면 이는 회사에 대한 투자로 이어져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집값을 잡고 자산운용시장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개인들이 주식 및 회사채 시장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하루 종일 주식시황을 바라보고, 기업과 애널리스트들이 쏟아내는 자료들을 검토하는 기관투자가들을 정보력 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는 것이다. 필자도 종자돈으로 직접투자를 해 보기도 하였으나, 이제는 직접투자는 되도록 피하고 있다. 전문가들을 이길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실을 종합해 보면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로 대별되는 자산운용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은 국민 재산증식의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공모펀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위 발전 방안에서도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수익률이 코스피나 코스탁 지수 상승에도 비치지 못하는 많은 펀드들이 꼬박꼬박 판매보수와 운용보수를 포함한 각종 보수를 떼가는데 있다. 사실 처음에 특정 펀드에 가입할 때에는 판매직원의 설명을 듣고 추천도 받아야 하겠지만 일정 기간 이상 펀드가 운용되는 모습을 보고 난 뒤 추가로 위 펀드에 가입할 때에는 굳이 판매보수는 줄 이유가 없음에도 여전히 판매보수를 지급하여야 하고, 상대적으로 보수가 싼 같은 펀드의 온라인 클래스를 선택하려고 해도 상품 자체가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사실 투자를 진행하는 펀드매니저가 누구인지가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정보는 많이 부족하여 사실상 판매사들이 밀고 있는 상품을 소개받고 가입하는 경우도 대부분이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펀드들의 운용현황 및 수익률, 수수료 등에 대해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는 하나, 너무 공급자 위주로 되어 있어 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사모펀드는 1억 원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므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으나, 규제가 적어 투자대상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의사결정도 빨리 이루어지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좀 더 높다. 하지만 앞으로 10억원을 자본금을 하향조정하는 경우 보다 많은 전문사모운용사들이 생겨날 것이고, 이와 같은 치열한 경쟁 속에 부실화되는 운용사들도 늘어날 것인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부실 운용사는 과감하고 신속하게 퇴출시키는 금융당국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번 ‘자산운용시장 발전방안’이 우리나라 펀드시장에 기폭제가 되어 국민들이 부동산이 아닌 펀드를 주요 자산증식수단으로 인식하는 토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도형 <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

학력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졸업(행정법 석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로스쿨 졸업(LL.M.)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 제7기 수료
서울대학교 금융법무과정 제7기 수료

경력
제44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34기 수료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원 강사
한국금융연수원 교재집필 위원(리스실무)
대한변호사협회 입법평가위원회, 스타트업 · 규제혁신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석유공사 계약심의위원
법무부 해외진출 중소기업 법률자문단 자문위원
한국증권법학회 이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구성원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