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한국내 다문화가정 자녀, 인재교류 지렛대 삼자"
‘글로벌 인재포럼 in 베트남 2017’에선 한국과 베트남 간 교육협력 방안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조남철 아시아발전재단 상임이사는 “한국의 베트남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양국을 잇는 글로벌 리더로 키우자”고 제안했다. 이영기 베트남국립경제대 교수는 “엔지니어 출신 퇴직자 등 베트남 진출 기업에 고문역으로 취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5일 둘째날 열린 ‘한·베 교육협력의 미래’ 세션에 참석한 응우옌투투이 베트남무역대(FTU) 부총장은 “양국 교사와 학생 간 교류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며 “특히 정보기술(IT) 분야 인적교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FTU는 한국의 17개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조 상임이사는 다문화가정 자녀를 한·베 교육협력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 가운데 베트남인 비중은 지난해 27.9%로 중국(26.9%)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조 상임이사는 “베트남 여성은 유교적인 전통을 존중하고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다”며 “다문화가정 자녀를 어머니의 나라인 베트남에 유학 보내 양국을 잇는 글로벌 리더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어 과정은 양국 교육협력의 핵심 고리로 꼽혔다. 찐티흐엉 하노이국립외국어대 한국어학과장은 “내년 4월 한국어 석사과정을 처음 개설한다”며 “한국어·한국학 교재 및 커리큘럼 개발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강정자 교육부 교육개발협력팀장은 “호찌민에 이어 하노이에도 조만간 한국어교육원이 개설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진영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베트남에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같은 고교생 평가모델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기준으로 평가를 하면 국내 대학이 베트남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화산업을 창의적인 인재 개발 창구로 제시했다. 하늘교육이 SM엔터테인먼트와 공동 기획한 문화예술학교인 ‘K팝스쿨’을 베트남에 진출시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산업고도화를 위한 필수조건, 베트남 고등교육의 발전’을 주제로 열린 세션에선 산학협력이 핵심 키워드로 등장했다. 후인꾸옛탕 하노이과학기술대 부총장은 “기술혁신을 이루려면 대학 혁신이 먼저”라며 “산학협력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삼성 등 한국 기업 10곳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국가대 공과대는 삼성SDS로부터 석사과정 개발 조언을 받고 있으며 LG 휴맥스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베트남 전문가들은 ‘교육 인프라’ 개선을 위해선 규제 장벽부터 허물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레비엣중 칸토대 부총장은 “베트남의 경제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와 같지만 교육과 제도 발전 속도는 아직 느리다”고 지적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