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생산의 0.019%·총고용의 0.015% 감소…영향 미미
법인카드 유흥업소 사용금액 3분기동안 838억원 줄어


작년 9월28일 시행된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공직사회·기업·학교 등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긍정적 변화가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탁금지법이 서비스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지만, 농축수산물·화훼·음식점 등 일부 업종에서는 매출 하락 등 영향이 있었다.
청탁금지법, 사회·경제 전반에 긍정적 변화 확산
국민권익위원회가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1년여간의 사회·경제적 영향 종합분석 결과와 이를 바탕으로 한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권익위 업무보고 때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긍정적·부정적 측면, 나아가 경제적 효과를 분석·평가해 대국민 보고를 해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경제적 영향 = 한국행정연구원의 분석 결과 한우·화훼·음식점에서 법시행 영향으로 생산·거래액·가격하락의 영향이 관찰됐으나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 업종에서의 생산 감소는 약 4천367억원이고 관련 산업에 파급된 효과까지 포함하면 총생산 감소는 9천20억원, 총고용 감소는 4천267명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이는 총생산의 0.019%, 총고용의 0.015%에 불과해 영향이 미미한 셈이다.
청탁금지법, 사회·경제 전반에 긍정적 변화 확산
다만 농촌경제연구원의 5월 조사에서 농축수산물의 판매액·거래량 등이 전년 대비 감소했고, 농식품부가 10월에 주요 유통 7개사의 추석선물 매출을 조사한 결과 작년 대비 수산과 기타 농축산의 판매액이 줄었다.

화훼산업에서는 재배농가, 판매량, 판매액, 1인당 소비액 등이 지속해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의 71%는 청탁금지법이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인식했다.

서울대학교 연구결과에서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청렴도가 개선되는 경우 공정경쟁 촉진, 외국인 투자 증가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청렴도가 10점 향상되면 GDP가 약 8조5천785억원이 증가하고, 매년 2만7천개∼5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서울대는 추정했다.

◇사회적 영향 =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으로 촌지근절, 민원인의 금품·향응 제공 감소, 공공의료·철도·항공 예약 관련 부정청탁 관행 급감, 공직자의 청렴의식 제고 등 공직사회에서의 반부패 체감효과가 뚜렷하다고 발표했다.

행정연구원 조사에서 공무원 81%가 인맥을 통한 부정청탁이 감소했다고 응답했고, 실제 권익위가 공공기관 청렴도를 측정한 결과 민원인의 금품제공률이 0.7%에서 0.46%로 많이 감소했다.

서울시교육청 조사에서는 학부모의 83%가 학교에서 촌지가 사라졌다고 응답했다.

기업인들도 법 시행으로 기업 경영에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법 시행 이후 기업의 접대비가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소모적인 네트워킹보다 생산성 경쟁을 촉진해 기업의 효율성이 제고될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 기업인의 74%가 기업을 경영하기 좋아졌다고 응답했다.

청탁금지법 시행 후 작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3분기 동안 법인카드의 유흥업소 사용금액이 총 838억원이나 줄었다.
청탁금지법, 사회·경제 전반에 긍정적 변화 확산
행정연구원 조사에서는 상장기업의 판관비 대비 접대비 비율이 0.3∼0.6%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으로도 실속형 소비와 '각자 내기(더치페이)'가 확산하고, 접대가 감소하는 대신 개인 여가와 일상소비가 증가하는 등 사회적 관행이 합리적으로 변화했다고 권익위는 밝혔다.

한돈 추석선물 매출이 설 명절 대비 177%, 판매량은 292% 증가했고, 행정연구원 조사에서 공무원의 72.8%가 각자 내기가 일상화됐다고 응답했다.

행정연구원 조사에서 일반 국민의 78.9%, 공무원의 91.8%가 청탁금지법이 부패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