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새벽 2시께 서울 오금동 사거리. 중학생인 허모군(15)은 오토바이를 몰다 반대 차선에서 좌회전하던 차량을 들이받았다. 친구 둘을 뒤에 태우고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다 사고를 낸 것. 허군은 무사했지만 동승했던 친구 두 명은 각각 전치 6주, 12주의 부상을 입었다. 허군은 원동기 운전면허취득 가능 최소연령인 16세 이하라서 면허도 없었다. 오토바이는 무등록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송파경찰서는 허군을 특수상해 및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청에 등록만 해도 번호판이 나오고 책임보험을 싸게 들 수 있는데도 부모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불법을 저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학교 밖 청소년이 무등록 오토바이를 모는 사례도 적지 않아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륜차 교통사고 4건당 1건은 10대들이 냈다. 10대 사고율이 높다 보니 경제적 능력에 비해 보험료도 비싼 편이다. 이 때문에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악순환이 빚어지기도 한다. 허군 사례처럼 사고가 나면 10대들이 자기 돈으로 치료비를 물어야 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오토바이를 사면 보험 가입은 의무다. 보험에 들지 않으면 벌금 50만원이 부과되고, 두 번 이상 걸리면 형사입건도 가능하다. 오토바이를 등록하지 않은 경우 번호판이 발급되지 않기 때문에 자동으로 과태료 30만원이 추가된다. 125㏄ 이상 오토바이를 무면허로 운전하면 1년 이하 징역을 받거나 3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안전의식이 부족하다 보니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10대 또래 사이에서 보호장구를 착용하면 오히려 무시당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며 “이 때문에 팔·다리 보호대는 물론이고 헬멧도 안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헬멧을 벗고 오토바이를 타다 적발되면 과태료 2만원이 부과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