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졸업했더니 오늘도 '야근각'…이젠 '퇴준생'
취준생(취업준비생) 생활 끝냈더니 오늘도 ‘야근각’에 다시 퇴준생(퇴사준비생),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걸린다는 ‘넵병’과 ‘일하기 싫어증(症)’….

취업포털 사람인이 꼽은 올해의 직장인 공감 신조어들이다. 사람인은 5일 “야근은 줄지 않고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에서 얻는 스트레스도 풀 길 없는 직장인들 애환을 담은 신조어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새롭게 등장했다”며 이 같이 소개했다.

◆ "워라밸 좋아" 취준생 지나 퇴준생

취준생 생활 끝에 입사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를 준비하는 직장인이 많아졌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Life-Balance)’을 중시하는 경향 탓이다. 조직에 매인 삶보다는 자신의 적성과 가치관에 맞는 삶을 찾아 언제든 퇴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직장이 보장해주지 않는 미래와 삶의 질을 위해 퇴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직장에 대한 불만으로 인한 충동적 퇴사와는 차별화된다. 회사를 다니면서 차근차근 준비해 하고픈 일을 하자는 인식이 최근의 ‘퇴준생’ 트렌드를 만들었다.

◆ 직장인들 한 번은 걸린다는 그 병

‘넵병’은 주로 소셜미디어에서 직장인들 공감을 얻는 신조어다. 카카오톡 등 메시징 서비스에서의 업무 지시가 많은 요즘 하루 종일 ‘넵’만 한다는 것이다. ‘네’ 또는 ‘예’라고 답하면 딱딱해 보이고 ‘넹’이나 ‘네ㅋㅋ’ 등은 가벼워 보이는 데 반해 ‘넵’은 신속하고 의욕이 충만해 보인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일하기 싫어 말을 잃은 상태를 실어증에 빗댄 ‘일하기 싫어증’도 있다. 회사 일에 지쳐 말조차 안 나오고 혼자 있고 싶은 직장인의 모습을 담았다. 본인 상태에 따라 수시로 지시 사항이 바뀌는 직장 상사 때문에 얻는 화병을 가리키는 ‘상사병’도 동음이의어 형식 우스갯소리다.

◆ '저녁이 있는 삶'은 도대체 언제쯤

“~할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의 ‘~각’이라는 유행어에서 파생된 ‘야근각’은 계속되는 야근에 저녁이 없는 직장인의 삶을 묘사했다. 휴식을 포기할 만큼 바쁘고 고달픈 직장인을 의미하는 ‘쉼포족’이라는 용어도 있다.

퇴근을 못해 사무실을 떠나지 못하는 직장인 상황을 지박령(땅에 얽매여 있는 영혼)으로 표현한 ‘사무실 지박령’이란 신조어에 공감하는 직장인도 많았다. 연간 평균 노동시간 2000시간 이상으로 집보다 회사에 매인 시간이 더 많은 직장인 모습을 잘 대변한다는 이유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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