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자전거길 이달 개통… 사대문서 한강 '씽씽'
자전거 이용 인구가 13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서울시가 ‘자전거 도시’ 만들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종로6가에 이르는 ‘종로통’ 자전거 도로가 이달 개통한다. 2019년에는 여의도와 강남에서 자전거를 타고 광화문을 오갈 수 있도록 자전거 도로가 조성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처럼 자전거를 타고 도시 주변부에서 도심으로 편리하게 출퇴근할 수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여의도~광화문~강남 잇는 ‘자전거길’

서울시는 올해 말 세종대로 사거리~종로6가 2.6㎞ 구간에 자전거전용도로(동대문방면) 1개 차로를 개통한다고 4일 밝혔다. 종로에는 차선 폭을 줄이고 중앙에 버스전용차로를 만드는 공사가 진행 중인데 여유 공간에 자전거도로가 놓이는 것이다. 폭은 1.5m이며 안전펜스가 설치돼 차로와 분리된다. 이 자전거도로는 종로6가에서 청계천으로 이어진다. 광화문에서 종로와 청계천 자전거도로를 거치면 동대문까지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다.

여의도~광화문~강남 구간을 자전거로 통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자전거도로 확충 공사도 내년 중 시작된다. 우선 2019년 마포대로 2.5㎞ 구간에 자전거도로가 조성된다. 이렇게 되면 광화문에서 강북삼성병원, 충정로, 마포를 지나 한강변을 거쳐 여의도까지 오갈 수 있다.

내년 중 청계6가~청계광장 자전거도로 2.8㎞ 구간도 자전거 우선도로에서 전용도로로 정비된다. 우선도로는 차와 자전거가 함께 이용하되 자동차가 자전거에 양보해야 하는 도로다. 이 공사가 끝나면 중랑천을 따라 한강변까지 나간 뒤 강남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서울시는 공공자전거 따릉이 관련 인프라도 대거 확충한다. 우선 지난해 말 5600대에 불과하던 따릉이를 연말까지 2만 대로 늘린다. 서울 시내에 500m마다 대여소를 두겠다는 게 서울시 구상이다.

◆“차량 속도 줄어든다” 반발도

서울시의 자전거도로는 꾸준히 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서울 시내 자전거도로는 540개 구간 868.7㎞에 달한다. 서울시가 자전거도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271개 구간, 554.2㎞)보다 314.5㎞ 증가했다. 서울시청에서 광주시청까지 자동차로 가는 거리(295.3㎞)보다도 더 늘어난 것이다. ‘걷기 좋은 도시’ 만들기의 일환으로 자전거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2020년까지 201㎞에 이르는 자전거도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자전거도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근 주민과 상인, 자동차 운전자들이 반발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전거도로가 생긴 만큼 차도가 줄면서 차량 속도도 줄기 때문에 무작정 자전거도로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며 “종로 자전거도로도 애초에는 왕복 두 개 차로로 만들 계획이었지만 차량 속도가 너무 줄어든다는 지적이 있어 한 개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앙정부 지원이 사라진 것도 애로사항이다. 이명박 정부 때 4대강에 자전거도로를 놓는 사업이 진행되면서 만들어진 행정안전부 자전거도로 전담 부서도 사라졌다. 현재 자전거도로는 서울시를 비롯한 광역자치단체와 구청 등 기초지자체 재정으로 조성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산 부담이 있어 무한정 자전거도로를 늘리는 건 어렵다”며 “차량과 자전거가 서로 양보하고 공존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굳이 자전거도로를 만들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