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부총리. / 사진=한경 DB
김상곤 부총리. / 사진=한경 DB
현장실습 중 크게 다쳐 유명을 달리한 고(故) 이민호 학생과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특성화고 학생의 조기취업 형태 현장실습을 내년부터 전면 폐지한다. ‘학습 중심 현장실습’으로 바꾸고 취업률 위주인 직업계고 평가 방식도 뜯어고치기로 했다.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는 이 같은 내용의 ‘고교 현장실습생 사망사고 관련 향후 대응방안’이 논의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은 “교육부는 직업계고 현장실습을 근로 중심에서 학습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직업계고 현장실습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으나 여전히 현장실습이 근로에 중심을 둔 조기취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정부 관계부처 합동 대응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합동 대응방안에는 2018년부터 학생을 노동력 제공 수단으로 활용하는 조기취업 형태 현장실습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대신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실습지도와 안전관리를 하는 ‘학습 중심 현장실습’만 허용한다.

그동안 조기취업, 즉 파견 형태 현장실습은 6개월 이내의 근로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새로 도입될 학습 중심 실습은 최대 3개월 내로 기간을 단축하고 취업 준비 과정이라는 원래 취지를 살리자는 게 골자다.

정부는 학생 실습 현장을 전수 점검해 학생 인권 보호와 안전 현황을 중점 확인하고 위반·위험 사항이 발견되면 복교 등 즉시 조치키로 했다. 또 문제 발생 시 해결절차 등을 전체 학생에게 문자 메시지로 안내하고, 안전 위험 또는 학생 권익 침해에 신속 대응하기 위한 가칭 ‘현장실습 상담센터’를 설치한다.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협력해 우수 현장실습 기업 후보군을 학교에 제공하는 한편 우수기업에는 다양한 행·재정 인센티브를 제공해 안전한 현장실습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사고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직업계고의 ‘취업률 성과주의’라는 지적을 감안해 취업률 중심 학교평가와 예산지원 체제를 개선한다. 학생들의 고용안정성 지표인 유지취업률을 조사할 수 있도록 직업계고 취업률 조사방식을 국가승인통계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장관회의에서는 부산대병원 전공의 폭행사건, 한림대 성심병원 간호사들에 대한 선정적 장기자랑 강요 논란 등과 관련해 ‘의료 환경에서의 비인권적 행위 대응방안’이 함께 논의된다. 폭행 관련 과태료 부과 조치 및 대응 매뉴얼 배포, 적정 간호인력 확보대책 마련 등 제도 개선과 자정 노력을 병행할 방침이다.

‘제5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안’도 토의한다.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논란 당시 장애아 학부모가 무릎을 꿇는 모습이 공분을 산 바 있다. 5개년 계획은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따라 수립되는 것으로 특수학교 설립 환경 개선 및 확충, 범국민 장애인식 개선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2만4000여 명(2016년 기준)에 달하는 미혼모의 자녀양육 지원 강화방안 역시 안건에 포함됐다. 미혼모 대상 경제적 지원, 주거·학업·취업지원 내실화, 출산·육아에 대한 남녀 공통의 책임의식 강화 등이 다뤄진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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