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지원자들이 말하는 '국내항공사 vs 외국항공사' 면접

지난 25일 부산에서 외국 항공사 홍콩익스프레스의 채용 면접이 진행됐다. 지원자들은 국내 항공사 면접과 많이 달랐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국내 항공사에 일곱 번 지원했는데 모두 떨어졌다”는 한 지원자는 “한국 항공사 면접에서는 지원자들이 한 줄로 길게 줄을 서서 다소곳한 자세로 질문에 답해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지원자가 제스처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표현하도록 배려해 줬다”고 했다. 또 다른 면접자는 “국내 항공사 면접을 볼 때는 한두 개 질문을 받으면 끝이지만 홍콩익스프레스 면접은 개인의 성향을 존중해 주면서 지원자 한 명당 20~30분에 걸쳐 충분히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외국 항공사 채용은 키와 나이 제한을 두지 않는 것도 매력적이라고 했다. 한 여성 지원자는 “나이가 좀 많은데 면접 기회를 얻었다”며 “이 나이에 국내 항공사 입사는 꿈도 꾸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콩익스프레스 인사담당자들은 이름 대신 번호가 새겨진 명찰로 지원자를 블라인드 평가했다. 스탠리 야우 홍콩익스프레스 인사담당 부장은 “서류심사에선 지원자의 전공, 경력, 사진 등을 꼼꼼히 보지만 면접에선 이런 것은 평가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면접에선 오로지 승무원으로서 필요한 역량인 서비스 마인드, 영어 소통 능력, 동료와의 협동심, 급박한 상황 대처 능력 등만을 평가한다”고 했다. 서류심사를 통해 지원 자격과 요건에 맞는 사람인지를 평가하고, 면접에선 지원자의 배경보다 필요한 역량 중심으로 심사한다는 것이다.

국내 항공사들도 2015년부터 지원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입사지원서 스펙란을 대폭 줄였다. 대한항공은 키와 학력, 병역, 해외 유학 경력 등을 이력서에서 뺐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승무원 채용 시 사진란까지 없애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많은 승무원 지원자가 사진 촬영을 위해 메이크업, 스튜디오 촬영 등에 시간과 비용을 쏟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원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사진란을 없앴다”고 말했다.

지원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외국 항공사에 더 우호적이었다. 한 지원자는 “국내 항공사 면접 분위기는 너무 경직돼 있다”며 “창의적인 인재보다는 규율에 잘 순응하는 직원을 고르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공태윤 산업부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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