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74277 판결 : 승낙의 의사표시>

Ⅰ. 사실관계

망 A(이하 ‘망인’이라고 한다)는 2010. 5. 25. “유언의 효력 발생 당시 망인 소유의 재산 전부를 처인 B에게 포괄적으로 유증하고, 그 유언집행자로 K(원고)를 지정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이하 ‘이 사건 유언장’이라고 한다)을 자필로 작성하고, 그 작성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한 후 날인하였다.

망인은 2010. 5. 30. 그 상속인으로 처인 B와 자녀인 C(피고) 및 D, E를 남기고 사망하였는데, 당시 망인은 서울 광진구 소재 아파트와 동대문구 소재 상가와 주택 등(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을 소유하고 있었다.

망인의 유언집행자인 원고는 서울가정법원에 이 사건 유언장에 대한 검인을 신청하였는데, 피고는 2010. 8. 18. 실시된 유언검인기일에서 이 사건 유언장의 필체가 망인의 자필이 아닌 것 같고, 그 내용대로 집행되는 것에 이의가 있다고 진술하였다.

Ⅱ. 소송경과

원고는 유언집행을 위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유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기 위해서는 등기예규에 따라 피고의 동의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10. 5. 30. 유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에 대하여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것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1심과 항소심은, “이 사건 유언장은 망인의 자필에 의하여 작성된 것으로서 민법 제1066조의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적법하다”고 하면서, “상속인인 피고는 유언집행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10. 5. 30. 유증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에 대하여 승낙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Ⅲ. 대법원 판결요지

[1] 유언집행자가 자필 유언증서상 유언자의 자서와 날인의 진정성을 다투는 상속인들에 대하여 ‘유언 내용에 따른 등기신청에 이의가 없다’는 진술을 구하는 소는, 등기관이 자필 유언증서상 유언자의 자서 및 날인의 진정성에 관하여 심사하는 데 필요한 증명자료를 소로써 구하는 것에 불과하고, 민법 제389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채무가 법률행위를 목적으로 한 때에 채무자의 의사표시에 갈음할 재판을 청구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또한, 유언집행자가 제기한 위와 같은 소를 유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에 대하여 상속인들의 승낙을 구하는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포괄유증의 성립이나 효력발생에 상속인들의 승낙은 불필요하고, 부동산등기법 관련 법령에서 유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에 대하여 상속인들의 승낙이 필요하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도 아니하므로, 이는 부동산등기법 관련 법령에 따라 유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는 데 있어 필요하지 아니한 제3자의 승낙을 소구하는 것에 불과하여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서 역시 부적법하다.

[2] 유언집행자로서는, 자필 유언증서상 유언자의 자서와 날인의 진정성을 다투는 상속인들이 유언 내용에 따른 등기신청에 관하여 이의가 없다는 진술서의 작성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그 진술을 소로써 구할 것이 아니라, 상속인들을 상대로 유언효력확인의 소나 포괄적 수증자 지위 확인의 소 등을 제기하여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다음, 유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

Ⅳ. 해설

1. 자필 유언증서에 대한 검인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이나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 또는 녹음유언을 보관한 자나 이를 발견한 자는 유언자가 사망한 후 지체없이 법원에 유언장을 제출하여 그 검인을 청구해야 한다(민법 제1091조 제1항). 이와 달리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의 경우에는 이러한 검인을 요구하지 않는다(동조 제2항). 유언검인은 유언장의 성립과 존재를 명확히 하여 그것이 위조, 변조되는 것을 방지하고 그 보존을 확실하게 하기 위한 검증절차의 일종일 뿐 유언의 성립요건이나 효력발생요건이 아니다. 따라서 검인이 있더라도 그 유언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

검인청구는 유언자의 사망 후 바로 하여야 하지만, 시기에 늦은 청구라도 부적법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언을 보관한 자 또는 이를 발견한 자가 검인청구를 게을리한 때에는 상속인에 대한 불법행위가 될 수도 있고, 유언서의 은닉에 해당하여 상속결격의 사유가 될 수도 있다(민법 제1004조 제5호). 검인청구가 접수되면 가정법원은 검인기일을 지정하여 검인을 행한다. 유언증서가 봉인되어 있을 때에는 개봉하여 검인하여야 하는데, 이때에는 개봉기일과 검인기일을 같은 날로 지정한다. 검인기일에는 청구인을 소환하고 상속인 그 밖의 이해관계인에게도 기일을 통지하여 참여의 기회를 주는 것이 실무례이다. 특히 봉인된 유언증서를 개봉할 때에는 반드시 상속인, 그 대리인 기타 이해관계인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민법 제1092조). 유언증서를 검인할 경우 유언의 방식에 관한 모든 사실을 조사하는데, 이때는 유언장의 외적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기일에 출석한 상속인이나 이해관계인을 심문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사한다. 따라서 검인조서에는 유언장에 대한 사실조사 결과 뿐 아니라 상속인들 및 이해관계인들이 유언의 내용이나 집행에 관하여 이의가 있는지 여부를 기재한다.

이 사건에서 망인의 자녀 중 한 사람인 피고는 유언검인기일에서 이 사건 유언장의 필체가 망인의 자필이 아닌 것 같고 그 내용대로 집행되는 것에 이의가 있다고 진술하였고, 그러한 의견이 검인조서에 기재된 것이다. 이처럼 검인조서에 상속인의 이의 진술이 기재된 경우에 어떻게 유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는지 문제된다.

2. 자필 유언증서에 기한 부동산등기절차

유언집행자는 유증의 목적인 재산의 관리 기타 유언의 집행에 필요한 행위를 할 권리의무가 있다(민법 제1101조). 따라서 유언집행자는 유언집행을 위한 등기의무자로서 등기권리자인 포괄적 수증자와 함께 유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공동으로 신청할 수 있고, 그러한 등기를 마치는 것에 관하여 다른 상속인들의 동의나 승낙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부동산등기법에 의하여 위임된 사항 등을 규정한 부동산등기규칙 제46조 제1항은 등기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그 신청정보와 함께 그 각 호에서 정한 첨부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고 하고, 제1호에서는 ‘등기원인을 증명하는 정보’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유증을 원인으로 등기를 신청할 때에는 첨부정보로서 자필 유언증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유증을 받은 자의 소유권보존(이전)등기신청절차 등에 관한 사무처리지침」(대법원 등기예규 제1482호)은 유언집행자의 등기신청시 자필 유언증서에 관한 검인조서를 첨부하도록 함과 아울러 검인조서에 검인기일에 출석한 상속인들이 “유언자의 자필이 아니고 날인도 유언자의 사용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등 자필 유언증서의 진정성에 관하여 다투는 사실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에는 위 상속인들이 “유언 내용에 따른 등기신청에 이의가 없다”는 취지로 작성한 동의서와 인감증명서를 첨부하여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참고로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의 경우에는 이러한 동의서를 첨부할 필요가 없다.

3. 상속인들이 동의서 작성을 거부할 경우의 법적 구제책

위와 같이 ‘유언 내용에 따른 등기신청에 이의가 없다’는 상속인들의 동의진술은 등기관이 자필 유언증서상 유언자의 자서 및 날인의 진정성에 관하여 심사하는 데 필요한 증명자료의 하나일 뿐이다. 그것은 등기원인인 유증 자체의 성립이나 효력에 영향을 미치는 법률행위나 준법률행위가 아니다. 따라서 유언집행자가 자필 유언증서상 유언자의 자서와 날인의 진정성을 다투는 상속인들에 대하여 ‘유언 내용에 따른 등기신청에 이의가 없다’는 진술을 구하는 소는, 등기관이 유언자의 자서 및 날인의 진정성에 관하여 심사하는 데 필요한 증명자료를 소로써 구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것은 민법 제389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채무가 법률행위를 목적으로 한 때에 채무자의 의사표시에 갈음할 재판을 청구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또한 유언집행자가 제기한 위와 같은 소를 유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에 대하여 상속인들의 승낙을 구하는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유증의 성립이나 효력발생에 상속인들의 승낙은 불필요하고, 부동산등기법 관련 법령에서 유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에 대하여 상속인들의 승낙이 필요하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도 아니하므로, 이는 유증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는 데 있어 필요하지 아니한 제3자의 승낙을 소구하는 것에 불과하여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서 역시 부적법하다. 상속인들이 유언 내용에 따른 등기신청에 관하여 이의가 없다는 진술서의 작성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유언집행자로서는 그 진술을 소로써 구할 것이 아니라, 그 상속인들을 상대로 유언효력확인의 소나 수증자 지위 확인의 소 등을 제기하여야 한다.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법학박사 김상훈

학력

1.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2. 법학석사(고려대학교) : 민법(친족상속법) 전공

3. 법학박사(고려대학교) : 민법(친족상속법) 전공

4. 미국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Law School 졸업(Master of Laws)

5. 서울대학교 금융법무과정 제6기 수료

경력

1. 제43회 사법시험 합격

2. 사법연수원 33기 수료

3.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친족상속법, 신탁법 담당

4.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원 강사 : 신탁법 담당

5. 법무부 민법(상속편) 개정위원회 위원

6. 대한변호사협회 성년후견연구위원회 위원

7. 금융투자협회 신탁포럼 구성원

8. 한국가족법학회 이사

9. 한국성년후견학회 이사

10. 상속신탁연구회 부회장

11. 법무법인(유한) 바른 구성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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