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5개 기초시 중 ‘가장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선정된 경기 성남시의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한경DB
전국 75개 기초시 중 ‘가장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선정된 경기 성남시의 판교테크노밸리 전경. /한경DB
1300여 개 국내외 글로벌 첨단기업에 10만여 명이 근무하는 한국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CT) 클러스터 ‘판교 테크노밸리’가 있는 경기 성남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 1위’로 꼽혔다. 2014년 첫 조사 때 경남 창원에 뒤졌다가 2015년 ‘왕좌’에 오른 뒤 자리를 지켰다.

성남시가 전국 75개 기초시 중 최고의 투자환경을 갖춘 배경은 뭘까. 한국 지방브랜드 경쟁력지수(KLBCI)를 조사한 최인수 마크로밀엠브레인 대표는 “판교 테크노밸리에 입주한 대·중·소 첨단기업 간의 기술 교류로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도시 인프라를 갖춘 점”이라고 꼽았다.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2017년 KLBCI 종합평가 결과 성남시는 투자 지원, 산업 인프라 분야 등에서 창원시를 앞서 1위에 올랐다. 2011년 조성된 판교 테크노밸리는 6년 만에 매출이 77조4833억원에 달하는 등 국내 첨단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서비스 업체인 블로코의 김종환 대표는 “성남은 기업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교통, 비즈니스 환경 등 모든 인프라를 갖춘 기업 환경 최적지”라며 “부가가치가 높은 IT 업체가 많아 도시 환경이 깨끗하고 다른 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기업 1300개 품은 판교밸리…성남은 '투자환경 특별시'
6년 만에 첨단기업 1300개 몰려

투자환경 특별시 격인 성남시의 또 다른 특징은 중소기업 성장에 특화한 산업 집적단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66만㎡ 규모의 판교 테크노밸리를 비롯해 판교창조밸리, 성남하이테크밸리, 분당벤처밸리 등은 성남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IT 집적단지다.

자연스럽게 우수인력도 몰려들었다. 성남시에 있는 기업연구소는 총 1892개로 서울 강남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연구원은 2만4702명으로 전국 1위다.

장병화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는 “성남에는 대학교수, 과학자, 연구원 등 전문가 인력이 많아 기업들이 기술·경영 분야의 전문가 자문을 받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성남시의 기업 지원 프로그램도 한몫했다. 중소·벤처기업의 개발과 운영자금 애로사항 등을 해소하기 위한 성남벤처펀드가 대표적이다. 2002년 조성하기 시작한 펀드는 올해 약 1010억원이 모여 성남시에 있는 31개 기업에 424억원을 지원했다. 세계 5위 수준인 KAIST ICT융합연구센터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성남시는 이를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전초기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 10개 도시와 협약을 맺고 정례적인 투자유치단 파견 및 경제교류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 실리콘밸리, 핀란드 헬싱키, 일본 도쿄, 중국 선전 등 국제적인 기업도시와 견줘도 밀리지 않을 비즈니스 표준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수도권 기업도시는 창원·천안·구미

투자환경이 좋은 도시 대부분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상위 10개 기초시 중 경기지역 도시가 7곳에 달한다. 성남 수원 고양 평택 등 대부분 서울과 가까운 도시다. 비(非)수도권에서는 경남 창원(2위), 충남 천안(3위), 경북 구미(4위) 등 네 곳이었다.

창원시는 2010년 7월 옛 창원·마산·진해가 통합해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밀리언 시티로 탈바꿈했다. 창원국가산업단지(기계산업), 마산자유무역지역(IT·로봇산업), 진해경제자유구역(항만·물류산업) 등 업종단지별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기업들의 입주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가 몰려 있는 천안시는 2015년 조사에서 6위로 내려갔다가 이번에 3위로 올라섰다. 응답자들이 충남과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연관어를 천안이라고 할 만큼 대표도시가 된 셈이다.

투자환경이 우수한 기초시는 성남, 창원, 천안, 구미에 이어 경기 수원 고양 평택 안성 화성 광명이 뒤를 이었다.

성남=윤상연 기자/백승현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