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오면 지금의 대치 국면도 평화적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겁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북한 선수들이 국제대회 예선에 나와 출전권을 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참여하면 평화올림픽, 안전올림픽이 될 것”이라며 “세계 언론이 북한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올림픽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피겨스케이팅 페어 선수인 염대옥-김주식 조는 지난 9월 평창올림픽 본선에 자력 진출했다. 또 내년 1월 최종 예선이 열리는 크로스컨트리와 쇼트트랙 종목에도 북한 선수 참가가 예상되고 있다.

도 장관은 전날 유엔총회에서 결정된 휴전결의안 채택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대표단 수석대표 자격으로 지난 11일 뉴욕을 찾았다. 그는 ‘북한과 교섭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요청으로 협상 창구는 IOC로 단일화했다”며 “북한이 내년 1월 말까지만 의사를 표현하면 참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흘간 평창올림픽 홍보행사에 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는 도 장관은 “평창이 휴전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물어보는 외국 기자가 많았다”고 했다. 도 장관은 “북핵 때문에 일부 유럽 국가가 불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며 “안전을 이유로 불참 가능성을 검토하는 국가는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주요국을 포함해 31개국 정상, 42개국 장관급이 참석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최고 인기 종목인 아이스하키에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이 참가할지는 계속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선수들이 가족 숙소, 안전 보장 등 과도한 요구를 해 IOC가 고심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도 장관은 중국과의 관계 회복 얘기가 나오자 “올림픽 성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상기됐다. “중국은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국으로 이번 폐막식 공연에도 일부 참여하기로 돼 있는데 한·중 관계가 계속 냉랭했다면 이상했을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림픽 입장권 107만 장 중 33%가 예매됐는데 중국인이 산 건 3000장뿐”이라며 “관계 정상화로 앞으로 중국인의 예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도 장관은 오는 19일 취임 다섯 달을 맞는다. 가장 힘들었던 일을 묻자 “주무장관으로서 평창올림픽을 잘 치러내야 한다는 것이 제일 큰 짐이며 지금도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침체되는 관광을 살려야 하는데 중국과의 문제가 풀릴 조짐을 보여 다행”이라며 “중국인 관광 문제도 다음달께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풀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관광객 다변화 문제와 저가 단체관광이 아닌 관광의 질을 높이는 것 등도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도 장관은 “문화 쪽으로는 공연이 없을 때가 있는 예술인의 특성을 인정하는 고용보험을 마련해 문화예술인이 기본생계를 유지하며 창작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접시꽃 당신》을 펴낸 등단 30년이 넘은 시인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