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도구까지 나왔는데…' 변호사에게도 입 닫은 양평 살인범

경찰 "혐의 입증 문제없어"…'강도 행각 중 살인'에 무게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의 부친이자 김택진 대표의 장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40대가 국선 변호사 접견에서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양평경찰서는 1일 오후 피의자 허모(41)씨와 국선 변호사가 접견했다고 밝혔다.

허씨는 변호사와 10분간 접견하면서 범행동기나 과정에 대해 함구하고, "나는 말을 하지 않겠다"는 말만 짧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변호사 접견을 전후로 허씨와 면담하면서 심경 변화를 유도하고 있으나, 허씨의 진술 태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허씨는 그간 경찰 조사에서 신빙성이 낮은 진술을 하거나 답변을 거부하는 등 비협조적 태도로 일관해왔다.

허씨는 검거 후 양평서로 이송된 지난달 27일에는 주차 문제로 시비가 돼 윤모(68)씨를 살해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튿날부터 현재까지는 대부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이날 형사 14명, 채취견 3마리를 동원해 전북 순창에 있는 허씨 부친의 묘소 주변을 이틀째 수색했다.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이곳은 전날 범행도구로 추정되는 전체 길이 20㎝(날 길이 8㎝)의 과도와 포장을 뜯지 않은 밀가루가 든 비닐봉지가 발견된 곳이다.

경찰은 수사에 애를 먹고 있으나, 허씨의 살인 혐의를 입증하는 데에는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정황으로는 허씨가 부유층을 대상으로 해 강도 행각을 벌이려고 계획했다가 자신도 예상치 못한 살인 행위까지 벌였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허씨는 범행 전인 지난달 21일부터 사건 당일인 25일까지 자신의 휴대전화로 '고급빌라', '가스총', '수갑', '핸드폰 위치추적' 등의 단어를 검색했고, 범행 직후에는 '살인', '사건사고' 등의 단어를 찾아봤다.

범행 일주일 전에는 용인지역 고급 주택가를 둘러보는 등 대상 지역을 물색하는 듯한 행적도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허씨는 자신의 변호인에게도 말을 하지 않겠다면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며 "다만 혐의를 입증하는 데에는 별문제가 없다.다른 증거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7시 30분에서 오후 8시 50분 사이 양평군 윤씨의 자택 주차장에서 윤씨를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