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에 도전하는 제조업 도시 김해
경남의 대표적 중소기업 밀집지역인 김해시가 국제슬로시티 지정을 추진한다. ‘느림’을 주제로 농촌지역에 집중된 슬로시티에 김해시가 가입하면 첫 ‘도시형 슬로시티’가 된다.

김해시는 국제슬로시티연맹 실사단(사진)이 지역을 방문해 답사하는 ‘후보지 현장 실사’를 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시는 지난 7월18일과 19일 한국슬로시티본부의 후보지 사전 실사를 통과했다.

연맹 실사단은 가야왕궁터 발굴 현장인 동상동과 조개무덤이 있는 회현동 일대를 둘러보고 진영 봉하마을을 찾아 친환경농업 현장을 확인했다.

또 경전선 폐선 기찻길을 활용해 조성한 낙동강레일파크와 전통문화 축제 현장인 분청도자기 축제장도 살펴봤다. 진영 단감 시원지와 산딸기 와인 재배지, 장군차 생산 현장도 찾았다.

시 관계자는 “실사단으로부터 전통의 가치를 유지하는 도심 속 슬로시티 모델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며 “최종 지정은 평가위원회를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여 년간 중소기업도시로 성장한 김해시는 난개발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이 때문에 슬로시티로 지정되면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가야사 복원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슬로시티로 지정되려면 슬로푸드(전통음식)와 전통산업, 자연환경 생태 보전, 공동체 복원 등 네 가지를 갖춰야 한다.

슬로시티는 이탈리아 그레베 인 키안티에서 시작됐다. 세계 30개국 235개 도시가 국제슬로시티연맹에 가입돼 있다. 한국에서는 경기 남양주시, 전북 전주시 등 13개 시·군이 이름을 올렸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슬로시티의 질적 성장 정책을 도입해 시민이 행복한 도시로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해=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