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학교비정규직 단식농성장을 찾은 조희연 교육감. / 사진=학비연대 제공
지난 8일 학교비정규직 단식농성장을 찾은 조희연 교육감. / 사진=학비연대 제공
교육 당국과 학교비정규직노조가 밤샘 협상 끝에 27일 새벽 집단교섭 합의안을 도출했다. 서로 한 발씩 양보한 결과다. 당국 제안대로 통상임금 산정시간은 월 209시간(주5일)으로 줄었고, 노조 핵심 요구사항인 근속수당 연간 인상폭은 기존 2만 원에서 3만 원으로 올랐다.

올해 처음 집단교섭을 벌인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가 합의한 내용은 크게 △근속수당 △임금 산정시간 △정기 상여금의 3가지 항목으로 나뉜다.

양측은 노조 요구대로 현행 장기근무가산금 명칭을 근속수당으로 바꾸고 연간 인상분을 2만 원에서 3만 원으로 1만 원 인상했다. 근속수당 최초 지급 시점도 4년차에서 2년차로 앞당겼다.

쟁점이 됐던 근속수당 상한은 21년차로 정했다. 이에 따라 2년차부터 21년차까지 20년간 근속하면 수당은 매년 3만 원씩 올라 최대 60만 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 상한은 19년차에 받는 35만 원이었다. 앞서 노조는 상한을 두지 말자고 했으나 당국은 재정 부담을 감안해 상한 설정을 주장했다. 결국 상한을 두되 연차와 금액을 높이는 쪽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또한 시간당 최저임금 1만 원을 달성하는 당해년도엔 근속수당 연간 인상분을 4만 원으로 다시 올리기로 했다. 그 이전까지 근속수당 인상 금액과 시기는 노사 합의로 정한다.

임금 산정시간은 기존 월 243시간(주6일)에서 209시간으로 줄였다. 재정 부담 급증을 우려한 당국 입장이 반영됐다. 임금 산정시간 축소를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시도’라며 반발해온 노조는 2018년에 한해 243시간으로 산정할 경우 발생하는 최저임금 미달금액을 보전받는 선에서 절충했다.

정기 상여금은 연 60만 원, 적용 시기는 각 교육청별로 정하기로 했다. 이미 연 60만 원 이상 상여금을 지급하는 교육청은 현행 기준을 따른다.

양측은 오는 31일 경기도교육청에서 협약을 공식 체결하고 이달부터 합의 사항을 적용한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단순한 근속수당 인상을 넘어 정규직 대비 80% 수준 임금으로 가는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고 의미 부여했다.

앞서 학비연대는 교섭 불발시 25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했었다. 학교비정규직 가운데 조리원이 많아 ‘급식 대란’이 우려됐으나 파업 돌입을 하루 앞둔 24일 근속수당 인상과 임금 산정시간 축소 등 큰 틀에서 합의, 파업을 철회하고 세부 쟁점을 조율해왔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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