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부총리(앞줄 맨왼쪽)가 23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교육부 제공
김상곤 부총리(앞줄 맨왼쪽)가 23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교육부 제공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이 “흙수저도 금수저가 될 수 있도록 교육사다리를 복원하겠다”며 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조했다. 경쟁·서열 구도에서 벗어나 공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고교 체제와 대입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정부가 역할을 못해 민간 부문과 가계의 교육비 부담을 키웠다”고 진단한 뒤 “누구나 차별 없이 교육받고 결혼·출산·양육까지 이어지도록 유아부터 대학까지 국가의 교육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양극화 원인으로 지목한 외국어고·국제고·자율형사립고의 신입생 우선선발을 없애고 2019학년도 고교 입시부터 일반고와 동시 선발하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김 부총리는 “예전과 달리 이제는 교육양극화가 소득양극화를 재규정하는 상황”이라며 “일반고 교육력을 높여 교육양극화를 해소하려면 이들 학교의 일반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으로 비판받는 대입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손질도 공식화했다. 대필·표절·컨설팅 등 각종 사교육 부작용이 큰 교사추천서, 자기소개서 항목을 축소·폐지해 학종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또 특수학교 설립 등 장애학생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취약계층 우수인재에게는 중학교부터 대학까지 교육비를 지원키로 했다. 사회적 배려대상자를 위한 대입 기회균형선발 확대, 질 좋은 일자리 확충을 통한 고졸 취업 활성화도 ‘교육 희망사다리 복원책’으로 제시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대입 정원 감축을 목표로 진행해온 대학구조개혁평가는 사실상 폐기하고 명칭을 ‘대학 기본역량진단’으로 바꿔 정부 주도 인위적 구조조정을 완화할 방침이다.

김 부총리는 “지난 100일간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 경위, 국립대 총장 선출방식 문제 등을 다뤄 과거 청산에 쏠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며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교육철학을 구현하는 미래비전 제시에 더욱 힘 쏟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이르면 올해 안에 각종 쟁점 교육 현안을 다루는 국가교육회의 공식 출범, 1년 유예된 2021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 개편을 논의하는 ‘대입정책포럼’ 발족을 비롯해 고교 체제 개편 등의 정책 방안을 구체적으로 다듬어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 김상곤 "흙수저 위한 교육사다리 복원"

세종=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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