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세관심사'…항공사 승무원 금괴 밀수 급증
항공사 승무원이 금괴를 몰래 국내로 들여오려다 적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승무원이 일반 여행객에 비해 보안 검사가 허술하다는 점을 노려 밀수에 적극 가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승무원과 기장 등 항공사 임직원이 세관 신고 대상인 물품을 신고하지 않거나 몰래 들여오다 적발된 밀수품은 2012년 5200만원에서 지난해 7억300만원으로 10배 넘게 급증했다. 건수 기준으로는 △2012년 22건 △2013년 27건 △2014년 18건 △2015년 24건 △2016년 20건 등으로 매년 20건 안팎 수준이다.

이처럼 승무원 밀수 건수가 해마다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밀수품이 금괴 등 고가 품목 위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승무원이 금괴를 밀수하려다 적발된 사례는 2014년 2건(3억7600만원)에서 지난해 3건(6억62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2건의 금괴 밀수가 적발됐다. 금액은 16억1100만원 규모에 달한다.

지난 6월에는 베트남 국적 승무원 2명이 소형 금괴를 옷 속에 숨겨 들여오려다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들이 올 4~6월에 걸쳐 밀반입하거나 밀반입을 시도한 금괴는 총 32㎏, 15억원 상당이다.

이들은 베트남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금괴를 한국으로 운반해 수거책에게 넘겨주면 운반료 명목으로 금괴 1㎏당 400달러(약 45만원)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밀수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승무원은 일반 여행객보다 허술한 입·출국 세관 검사를 받는다는 점을 노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국내외 항공사 직원과 공항 협력업체 직원들에 대한 밀수 예방교육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또 금괴 밀수입 경로 관리와 감독이 더욱 강화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