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유학자인 윤증 선생이 살던 충남 논산의 명재고택.  /충청남도 제공
조선시대 유학자인 윤증 선생이 살던 충남 논산의 명재고택. /충청남도 제공
충청남도는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충남 보령시 청라면 장산리 일대 1만1543㎡에 193억원을 들여 토정비결 체험관과 토정비결 운세 체험관, 걸인청 및 거처 재현시설을 건립한다. 조선시대 사상가인 이지함 선생 고향에 토정비결 체험관을 세워 향토 역사인물을 활용한 체험형 관광 상품을 개발한다는 취지다. 도 관계자는 “토정비결 체험관을 완성하면 이곳에서 토정비결 축제, 국제 운명학 대회, 드라마 및 영화 촬영 등 국내 인문학의 중심지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세종시·충청남도·충청북도 등 충청권 4개 광역지방자치단체는 18일 충청유교문화권 관광개발사업을 위한 국비를 요청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했다. 내년부터 2026년까지 총사업비 7947억원을 투입해 충청유교문화 자원을 활용한 관광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사업 참여 자치단체는 4개 시·도, 30개 시·군·구에 달한다. 사업비는 충청남도가 3300억원(18개 사업)으로 가장 많다. 충청북도 3021억원(19개), 대전시 660억원(3개), 세종시 169억원(2개) 순이다. 총사업비 중 절반 정도인 3548억원은 국비로 확보할 계획이다.

충청유교문화 관광상품으로 만든다
충청북도는 청주 사주당에 367억원을 들여 태교신기(胎敎新記)를 바탕으로 전통적인 영유아 육아법과 현대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복합체험공간인 태교랜드를 짓는다. 대전시는 효문화뿌리마을(332억원), 세종시는 금강누정 문화복합센터(117억원)를 조성해 충청유교문화를 알린다.

충청권에선 조선시대 유교문화의 양대 산맥인데도 수십년간 수조원이 투입된 영남유교문화권에 비해 ‘찬밥’ 대우를 받았다는 불만이 컸다. 충청권 유교문화재는 국 가지정 80건, 도 지정 438건, 문화재 자료 265건 등 783건이 있다. 비지정 유교문화자원도 3000건에 달한다.

경북 북부지역을 무대로 번성한 영남유학에 비해 유적과 인물, 사상의 연계성이 높고 서원 등 관련 자원이 집적돼 관광 성장잠재력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영갑 성균관교육원장은 “유교의 현대화 작업이나 대중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학술 연구를 지속할 인프라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사업은 충청권 4개 시·도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정부가 용역을 통해 도출한 사업이어서 눈길을 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 기본구상 및 계획’을 마무리하고 이 같은 최종 계획안을 마련했다.

충청권 광역자치단체들은 사업이 정부 계획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시기별 국비 확보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충청남도는 기본 및 실시설계비 57억원, 충청북도는 사업비 127억원을 요청했다. 충청북도 관계자는 “충청 유교문화는 조선시대 영남 유교문화와 함께 양대 산맥이었지만 아직 개발과 재조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역균형발전과 충청 유교 모습 재현을 위해 사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성=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