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사이다처럼 시원"… 미국 법정 선고 영상 인기
미국 법정의 선고 영상이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법정 영상은 미국 지방법원이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사건을 지역 언론사에 제공하면서 주목받았다. 마이애미의 한 지방법원에서 공개한 영상 다수가 이런 사례다. 그중 신호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즉결심판에 넘겨진 부모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린 자녀에게 묻는 영상이 인기다. 판사가 피고인의 자녀에게 “부모에게 0달러 벌금형을 내려야 하느냐”고 질문하자 아이는 “안 될 것 같다”고 답했고, 판사는 “제니스(아이 이름)가 0달러는 안 된다고 하네요”라며 익살스럽게 받아쳤다. 판사는 아이에게 외식을 시켜주는 조건으로 부모에게 0달러 판결을 내렸다. 법정에는 훈훈한 미소가 넘쳤다.

심각한 영상(사진)도 있다. 같은 법원의 다른 판사는 약물 소지 혐의로 법정에 선 피고인에게 법정 모독죄로 징역형을 선고했다. 피고는 판사의 경고에도 질문하는 내내 웃으며 진지하지 못한 태도를 보였다. 판사가 보석금 5000달러를 책정하자 피고는 “안녕”이라며 자리를 뜨려 했다. 이에 분노한 판사는 보석금을 두 배로 올렸다. 피고는 경멸의 의미로 가운뎃손가락을 판사를 향해 들어올렸고 결국 판사는 30일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들 영상을 보며 재판 선고 생중계를 두고 고민해야 하는 한국 판사들이 상대적으로 안타깝다는 반응도 있다. 공개를 원하는 여론과 공개를 원치 않는 피고인의 권리 사이에서 매번 결정 때마다 뭇매를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 판사 출신 대형로펌 변호사는 “사회적 논란이 있는 큰 사건의 공개 여부만 결정하니 판사부터가 피곤해지고 여기저기서 비난만 받게 되는 것”이라며 “미국 법정 영상을 본보기로 삼아 법원이 국민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