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 성장 이끈 경북도 '사회적기업종합상사'
전체 직원의 90%가 장애인인 경북 상주의 사회적기업 희망세상보호작업장(대표 허만종)은 자동차 와이퍼 조립 임가공과 행정봉투를 생산하는 작은 업체다. 올해는 새로 시작한 사무용 가구와 신발장 판매가 늘어 매출 30억원(지난해 19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2011년 15명이던 근로자는 34명으로 늘었다.

이 회사의 매출과 고용이 크게 증가한 것은 경북사회적기업종합상사(이사장 박경구)의 역할이 컸다. 종합상사는 공공기관의 우선구매제도를 활용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의 공공구매를 뚫을 수 있도록 도왔다. 장애인이 생산한 가구지만 KS인증을 받고 사후관리가 잘 돼 LH는 2년 연속 계약하는 등 재구매 비율도 높다.

종합상사는 2015년 12월 경북의 200여 개 사회적기업 가운데 80여 개 기업 대표가 모여 설립한 협동조합이다.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사회적기업 판로지원 조직이다. 임직원 10여 명이 제조, 농식품, 제과제빵, 가사돌봄, 교육보조, 체험관광, 공연문화 등 아홉 개 분야로 나눠 사회적기업의 활동을 돕고 있다. 경영자문 및 컨설팅·멘토링, 공공기관을 상대로 한 판로 개척, 대기업 연계 협력사업, 사회적기업 공동 브랜드 사업 등을 한다. 조합원인 사회적기업 대표들도 경영 노하우를 공유한다.
사회적 기업 성장 이끈 경북도 '사회적기업종합상사'
허만종 희망세상보호작업장 대표는 “사회적기업의 대표와 실무자는 1인 3역을 맡고 있어 전문적인 경영을 하기 힘들다”며 “종합상사의 도움으로 기업을 성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상사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와 협력해 경북지역 20여 개 공연예술 분야 사회적기업이 경주엑스포 행사장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조합원사로 참여한 장기요양기관 사회적기업 다섯 곳은 종합상사의 서비스 표준화 지원을 받아 지난 4월 보건복지부의 ‘2016 전국요양기관 평가’에서 모두 A를 받았다. 전국 요양기관 가운데 A를 받은 비율은 24% 수준이다. 종합상사는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삼성웰스토리 등 네 개 대형 유통업체와 오는 10월 대형 판매기획전도 준비하고 있다.

종합상사 설립을 주도한 박철훈 기획위원은 “사회적기업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판로 개척은 종합상사가 맡아 전문성을 높임으로써 기업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지역 사회적기업은 218개로 수도권을 제외하고 가장 많다. 기업당 평균 매출은 2015년 11억원에서 지난해 15억원으로 증가했다. 경상북도는 지난 3월 고용노동부가 주관한 ‘2016 사회적기업 육성 성과공유대회’에서 대상인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박경구 종합상사 이사장은 “종합상사는 지난해 40억원가량을 중개했는데 올해는 100억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사회적기업이 경북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주=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