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료계 납득할 수 있게 설득할 것"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저출산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28일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에서 딱 한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묻는다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드는 것을 꼽는다"며 "이것이 소득주도 성장, 저출산 해결의 답이자 출발점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저출산 대책들이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그것은 너무 지엽적인 부분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젊은 사람들이 아이를 안 갖는 것은 직장이 불안정하고 살 집이 마땅치 않은 게 더 큰 원인이고, 후손보다는 현재의 내 삶을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의 변화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이런 가치관의 변화까지 포함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규직은 월 200만원을 받아도 미래를 예측하고 인생을 설계할 수 있지만, 임시직은 월 300만원을 받아도 미래가 불안하니 결혼을 미루고 아이를 못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복지부가 주축이 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도 지엽적인 정책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못 갖고, 안 갖는 이유에 초점을 맞춰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의료계에서도 반발하지 않을 것"이라며 "서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합의하겠다"고 언급했다.

박 장관은 "의료계에서는 비급여를 급여로 바꾸는 과정에서 수가가 너무 낮게 책정돼 부당하게 대우받았던 경험이 있고 그것이 반복될까 우려하는 것"이라며 "보장성 확대 과정에서 의료계의 의견을 듣고 충분히 논의해 서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합의하면 반발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비롯해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도입 등으로 복지 재정이 크게 확대되면서 정부의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였다.

박 장관은 "우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필요한 30조6천억은 이미 예산 당국과 협의가 돼 재원 조달 계획이 짜여 있고, 지금까지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급속한 고령화로 복지 지출이 급격하게 늘어난다는 것은 50대 중반에 직장을 떠나야 하는 현재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나이 든 사람도 건강하면 얼마든지 일할 수 있고, 다시 정년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미래의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연계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심각한 노인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연계를 끊고 양쪽을 모두 지원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재정 안정이나 세대 간 재분배를 위해 연계를 이어갈 수 있다"며 "어디에 주안점을 둘 것인지는 답을 열어둔 상태에서 논의하고 객관적, 중립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mi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