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을 만나다 -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

대한민국 첫 국가공원 상징성, 국토부 아닌 총리실서 챙겨야
완공 후 교통혼잡 막으려면 지하 '십자 가로망' 설치해야
[구청 리포트] 성장현 "용산국가공원 제기능하려면 미군 잔류시설 한 곳으로 몰아야"

“용산국가공원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아니라 국무총리실에서 챙겨야 합니다. 3305㎡(약 100만 평)에 가까운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공원사업을 한 부처에 맡겨둬서야 되겠습니까.”

고교(순천 매산고) 시절 전국대회를 휩쓸 정도로 ‘웅변 좀 했다’는 성장현 용산구청장(사진). 60년 넘게 용산을 차지했던 미8군이 연내 경기 평택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조성될 예정인 용산공원을 설명하는 성 구청장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했다. 조곤조곤 용산의 자랑거리를 설명하다가도 용산공원 얘기만 나오면 눈에 힘이 들어갔다. 지난 10일 두 시간가량 이어진 인터뷰의 대부분은 용산공원 이야기였다.

“2014년 한·미 간 합의로 용산에 남게 되는 한미연합사령부와 드래곤힐호텔, 헬기장과 미 대사관 신축 부지는 한쪽 가장자리로 모아야 합니다. 공원 내 동서남북으로 산재해 있는 이 시설을 그대로 두면 공원은 누더기가 될 공산이 큽니다. 미국으로서도 시설을 한데 모으는 것이 관리에 용이하지 않겠습니까.”

용산 미군기지 면적은 총 265만4000㎡에 달한다. 당초 한·미 양국은 미 대사관 부지(7만9000㎡), 드래곤힐호텔(8만4000㎡), 헬기장(5만7000㎡) 등을 제외한 약 243만㎡를 한국 측에 반환하기로 했다. 여기에 미국이 추가로 잔류를 요청한 연합사본부 건물(화이트하우스)과 미8군사령부 건물까지 남는다면 사실상 미군기지 이전 효과는 사라진다는 게 성 구청장의 설명이다.

성 구청장은 드래곤힐호텔은 반드시 이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명색이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공원인데 내국인에게도 허가되지 않는 호텔을 공원 가운데 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국가의 자존심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했다.

개발 후 예상되는 공원 주변 교통 혼잡에 대비한 제안도 내놨다. 그는 “공원 남북으로는 동작대교에서부터 후암동까지, 동서로는 한남로와 한강로를 연결하는 지하 십자 가로망 설치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인근 지하철역인 삼각지역, 녹사평역, 신용산역, 서빙고역, 이촌역을 직접 연결하는 지하통로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 구청장은 세 번째 구청장을 맡고 있다. 1998년 당선 이후 2년 만에 선거법 위반 판결로 낙마한 이후 2010년 민선 5, 6기에 내리 당선되며 재기에 성공했다. 내년 지방선거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구청장이기 전에 정치인으로서 용산공원 역사에 이름 석 자를 남기고 싶을 것이라는 생각에 완공 시기를 물었다.

“용산공원을 우리 세대가 만든다고 해서 우리 것이 아닙니다. 100년 이상을 기다린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역사에 남는 정치인, 물론 되고 싶지요. 하지만 어떻게 기록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백승현/박상용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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