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스타'된 대구·경북 지자체장
권영진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지사, 김장주 경북 행정부지사 등 대구·경북 자치단체장과 부단체장들이 개인의 일상이나 생각을 담은 감성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페이스북이 따로 있지만 개인 페이스북을 활용하는 단체장이 늘어나는 것은 시·도민들과 진심(眞心)이 담긴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초·광역 6선인 김관용 경북지사는 한국 지방자치의 산증인답게 페이스북에서 4만여 명의 팔로어를 자랑하고 있다. 김 지사의 게시물은 조회수 5000~6000회, 공유 50개를 훌쩍 넘는 경우가 많다.

폭염이 맹위를 부리는 올여름 도지사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도지사도 더위에는 별수 없네”라며 올린 게시물은 658개의 ‘좋아요’와 63개의 공유, 265개의 댓글을 모았다. 페이스북 친구들은 “우리동네 할배인 줄 알았다”, “도지사도 아이스크림 드시나요”, “지사님 소탈하신 모습에 삼백만 도민 행복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명절 연휴 끝에 라면을 먹는 모습도 관심을 받았다. 지난 4일 드라마 촬영장으로 유명한 울진 ‘어부의 집’ 게시물을 올린 김 지사는 “휴가 때만큼은 안 올리려 했는데 절경에 반한 아내의 성화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페이스북은 1만3224명의 팔로어를 갖고 있다. 지난 4일 인스타그램도 시작한 그는 “시정 소식 위주여서 다소 무거운 분위기지만 가식이 아니라 진심을 담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지난 6월 자율주행차 전국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계명대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미래형자동차 선도도시 대구를 홍보해준 데 대해 고맙다며 커피를 사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 게시물은 218개의 댓글을 받았다. 지난 6월14일 헌혈자의 날을 맞아 올린 게시물도 인기를 모았다.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드라큘라 복면시구를 한 권 시장은 ‘드라큘라도 헌혈에 참여한다’는 이색적인 헌혈홍보를 했다.

김장주 경북 행정부지사는 감성적인 포스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김장주의 경북이야기’라는 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한다. 최근 ‘헤진 허리띠’가 관심을 모았다. 페이스북에서는 ‘아버지가 공직 첫날 선물한 허리띠라 못 바꾼다’ ‘늦둥이 키우느라 부인이 못 챙겼다’ 등의 추측을 자아냈지만 실제는 입식결재대 때문이었다. 김 부지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8월 부임 후 입식결재대를 도입했는데 유리에 허리띠가 걸려 새로 사도 자꾸 헤진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서서 결재하면 결재속도도 빠르고 소통도 원활하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친구들은 “탈권위의 상징이다” “경북에는 서서 결재하는 문화도 있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회적 기업에서 활동 중인 박철훈 씨는 “김 부지사가 행정안전부 근무 시절 마을기업 제도를 도입한 것을 페이스북에서 알았다”며 “격의 없이 만나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