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종·이완규 지청장 등 승진 명단 제외되며 사의표명
참석 검사 10명중 3명만 남아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죠"…'노무현-검사와의 대화' 검찰 간부 퇴장

노무현 정부 시절 ‘검사와의 대화’에 참석했던 검찰 간부들이 잇따라 사의를 밝혔다. 검사장 승진 명단에서 제외되면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영종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사법연수원 23기)은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검찰의 진정한 봄날을 만드는 데 제대로 기여하지 못한 것이 죄송하다”며 사직 인사를 올렸다. 김 지청장은 2003년 노 전 대통령과 ‘검사와의 대화’ 자리에 평검사 대표단으로 참석해 “대통령께서 취임 전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청탁 전화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왜 전화하셨느냐”고 말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죠”라고 격하게 반응했다.

다른 참석자였던 이완규 인천지검 부천지청장(23기)도 전날 ‘사직’이란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렸다. 그는 검찰의 대표적인 법 이론가다. 이 지청장은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인사심의위원회 제도를 만들려고 검토하고 있다고 하셨다”며 “저는 법무부를 통해 자료가 요청될 것을 대비해 관련 자료를 찾고 법률 초안도 만들어 뒀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그런 장치가 도입됐었다면 검찰이 현재와 같이 비난받는 모습으로 추락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청장은 이프로스에 “정권교체기의 혼란기이고 검찰의 인적 쇄신이 필요한 시기라는 이유로 청와대 주도로 전례 없는 인사도 몇 차례 행해졌다”는 뼈 있는 글을 남겼다.

사의를 밝힌 두 지청장의 사법연수원 동기 9명은 1일자로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윤석열 지검장도 동기다. 검찰에서는 검사장 승진에서 누락된 후보자들이 조직을 떠나는 것이 관례다.

‘검사와의 대화’에 참석한 검사는 모두 10명이었다. 이번에 2명이 떠나면서 3명만 검찰에 남게 됐다. 최근 인사에서 이석환 전 제주지검장(21기)은 청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허상구 당시 서울지검 검사(21기)는 수원지검 부장검사로 경기도 파견 근무 중이다. 김병현 당시 울산지검 검사(25기)는 현재 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검사다. 윤장석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25기)은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로 특검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옥 변호사(21기), 이정만 변호사(21기), 김윤상 변호사(24기), 박경춘 변호사(21기) 등은 법무법인(로펌)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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