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의혹' 김수현, 법정서 첫 증언…"기획폭로는 오해…허풍이었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의 최측근으로 최순실 씨 국정 개입 의혹 사건을 ‘기획폭로’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가 처음으로 법정에 나와 증언했다.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재판에서다.

헌법재판소와 법원의 출석 요구를 연일 묵살한 김 전 대표는 이날 법정에서 자신을 둘러싼 기획폭로 의혹에 대해 “허풍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고씨 및 주변 사람들과 일하면서 남자들끼리 과장하고 허풍 섞어 한 이야기가 그대로 나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지난 2월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농담으로 한 이야기”라고 해명한 고씨와 같은 주장이다. 최씨가 더블루K를 실제 장악했었는지에 대한 검찰 질문에는 “모른다”는 태도를 반복했다. 상당수 질문에는 “기억이 안 난다”고 선을 그었다.

‘고영태 녹음파일’ 내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선 석연찮은 해명을 내놨다. 그는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과의 통화에서 ‘검사장을 찾으러 다닌다’고 류씨가 말한 부분에 대해 검사 측이 묻자 “말이 안 되는 이야기고, 저희가 힘들어서 그런 이야기하며 스트레스를 푼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박근혜를 죽이자’ ‘재단을 장악하자’는 취지로 대화를 나눈 것에 대해선 “류씨가 허황되게 말한 것”이라며 “사담이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자신은 고씨 등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따르는 위치라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말했다.

최씨는 앞서 탄핵 심판 과정에서 고씨와 김 전 대표로부터 ‘기획폭로’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이진동 TV조선 사회부장을 만나 차은택 감독 관련 자료를 건넨 부분과 최씨 의상실에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한 사실은 인정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