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학부생 전용 기술개발 체험 공간을 만든다. 창의적 문제 해결 방법론인 ‘디자인 싱킹’의 산실로 잘 알려진 미국 스탠퍼드대의 ‘D스쿨’과 비슷하지만 대학원생이 아닌 학부생까지 대상을 넓힌 게 특징이다.

[단독] 한양대 공대, 학부생 '실험공간' 만든다
학부생들이 직접 생활 속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혁신적인 시제품을 만들어 내기까지 하나의 완결된 실전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한양대 공대는 내년 3월 학부생을 위한 실험 공간인 ‘아이큐브(I cube) 랩’을 연다. 사업비는 10억~20억원 규모다. 지난 2월부터 설계 작업에 들어갔으며 제2공학관 1층과 2층을 터서 짓는다. 당초 330㎡ 규모로 계획했지만 이영무 총장 제안으로 총 1000㎡까지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대 학부생, 대학원생뿐 아니라 경영대 등 다른 단과대 학부생으로 이뤄진 총 40개 팀이 입주할 예정이다.

한양대는 이곳에서 학생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창업에 활용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인 ‘HX코프’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랩 내부에 공학창업교육센터를 마련한다. HX코프는 볼보,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이 앞다퉈 컨설팅을 의뢰하는 스탠퍼드대 D스쿨을 모델로 삼았다.

학생들의 아이템 개발을 돕는 교수는 30여 명으로, 팀당 한 명꼴로 배정될 예정이다. 팀마다 500만원의 연구비도 지급한다. 외부 기업도 팀마다 한 곳씩 배정돼 산학 연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면 이들 기업과 멘토 교수진이 다듬거나 기업이 필요로 하는 아이템을 공동 개발하는 방식이다.

랩과 HX코프를 총괄하는 최병덕 한양대 융합전자과 교수는 “동문 기부를 받아 3차원(3D)프린터와 설계용 워크스테이션 등을 들여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부생들은 졸업 필수 요건인 캡스톤디자인을 대체할 수 있다. 캡스톤디자인은 공학계열 학생들이 졸업논문 대신 작품을 설계·제작하도록 하는 종합설계 교육 프로그램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