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권 재영솔루텍 회장이 인천 공장에서 렌즈 생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인완 기자
김학권 재영솔루텍 회장이 인천 공장에서 렌즈 생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인완 기자
인천의 금형제작 업체인 재영솔루텍(회장 김학권)은 40여 년간 쌓아온 금형 기술을 수출하고 생산관리까지 함으로써 세계 어디서든 동일한 금형 제품을 생산하는 ‘프랜차이즈 방식’의 수출에 나선다고 28일 발표했다.

1976년 설립된 재영솔루텍은 당시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비디오케이스 등의 사출금형을 국산화하면서 업계에서 주목받았다. 이후 초정밀 엔지니어링 부품부터 휴대폰용 렌즈 및 모듈, 자동차 내외장 부품, TV부품, 가전부품, 의료기기부품, 산업용 팰릿에 이르기까지 매년 1000세트의 사출금형을 제작한다. 생산 제품의 약 80%를 40여 개국에 수출해 연간 1500억원대 매출을 올린다.

업계 처음으로 금형산업의 프랜차이즈화를 추진하는 것은 축적한 금형 제작의 전문기술과 경험, 노하우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김학권 회장은 “전통 성격이 강한 금형산업은 그동안 디지털화를 위한 정보기술(IT) 접목에 미흡했다”며 “금형제조 노하우를 매뉴얼화하고 제조 방법을 프랜차이즈화해 수출하면 가맹한 어느 회사든 우리가 생산하는 금형과 동일한 품질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금형 프랜차이즈화 달성을 위해 ‘GMS3.0’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내부 혁신추진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활동에 들어갔다. GMS3.0은 기술을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금형의 절삭 속도, 기계rpm 등 생산현장의 노하우와 지식을 빅데이터화하고 디지털화하는 것이 목표다. 설계, 조립, 사출 등 전 분야 정보가 중앙 서버에 디지털화되면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에 의해 제조라인의 원격지 통제와 스마트공장 기반 구축 및 프랜차이즈의 기본 조건이 완성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구축된 기술 빅데이터를 제조 현장에 적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 설계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해 금형설계 시간을 줄였고, 스마트폰으로 금형 이력에서부터 제작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금형 개별부품을 실시간 추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부품 유실과 납기지연도 방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금형산업 분야의 4차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김 회장은 “4차산업이 성공하려면 조기퇴직으로 기술노하우가 사장되지 않도록 생산 및 기술직의 처우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며 “독일은 기능인이 마이스터 자격증을 취득하면 박사 학위와 동등한 예우를 해준다”고 소개했다. 김 회장은 10년 전부터 사내에서는 ‘金品質’이라는 명찰이 달린 유니폼을 입고 다닌다. 영업 매출보다 품질 개선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개성공단 폐쇄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달부터 베트남 공장을 가동함으로써 개성공단의 생산라인을 대체해 생산 안정화를 이뤘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