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인범 김양 "공범이 시켜서 부담감에 살인…박양이 수차례 시신일부 달라 요구"
인천 초등생 살인범인 17세 김양의 공범으로 알려진 19세 재수생 박양의 공판이 23일 열렸다.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양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양은 "8살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것은 사람을 죽이라는 박양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김양은 기존에 "살인 범행은 혼자 했고 공범은 시신만 건네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해왔다.

김양은 증인으로 출석해 박양과 첫 대질하면서 "박양을 아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박양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쳐다본 후 "네"라고 또박또박 대답했다.

범행 후 홍대에서 만나 시신 일부를 건넨 이유에 대해서는 "사건전 박양이 수차례 시신 일부를 달라고 주문했었다"고 증언했다.

김양은 "박양이 지시한 살해 행위를 수행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며 "옳지 않은 일인 것을 알았지만, 박양 지시를 거절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양은 이날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면서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특별히 각별한 마음을 갖고 있음도 이날 털어놨다.

검거 초기 박양을 보호하려 했던 이유도 이같은 데서 기인했다고 주장한 것.

증인신문 과정에서 김양이 돌발적으로 기존 발언을 뒤집는 진술을 하자 담당 검사는 "공소사실과도 다르고 처음 듣는 내용"이라며 "거짓말이 아니냐"고 재차 확인했다.

김양은 "박양의 존재를 보호해주고 있었지만 부모님과 변호인이 진실을 밝히는 것이 피해자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번복이유를 전했다.

이날 재판과정에서는 김양이 시신 일부를 들고 박양을 만나 홍대에서 닭강정을 사먹고 술을 마신후 룸카페에도 갔었으며 시신일부가 선물인줄 알고 버렸다는 박양의 진술이 허위라는 증언이 이어졌다.

아울러 평소엔 더 어린 김양이 밥값등을 계산했으나 이날 시신 일부를 받은 박양이 기분이 좋았는지 술값과 룸카페 비용을 모두 계산한 사실도 드러났다.

인천=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