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61·구속기소)의 딸 정유라 씨(21)의 3차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놓고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2차 구속영장 기각에 따라 정씨를 곧바로 불구속 기소하기보다는 추가 보강수사를 해보고 그 결과에 따라 3차 영장을 청구할지, 불구속 기소할지를 판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특수통'으로 잔뼈가 굵은 윤석열 지검장은 21일 오전 2차 구속영장 기각 상황을 보고받고 나서 '정유라 수사팀'에 "이번 영장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며 "사건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수사팀이 내리는 최종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정씨의 신병 확보가 '최순실 게이트'로 불린 국정농단 사건 마무리 수사와 관련자 재판 과정의 결정적인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차 구속영장 심사 과정에서도 검찰은 정씨를 "국정농단 사건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라고 규정하며 구속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외부에 비친 '철부지' 이미지와 달리 그가 주변 조력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치밀한 법적 대응 논리를 찾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관한 '충성심'을 드러내는 등 '비선 실세의 딸'로서의 숨은 면모가 이번에 새로 드러났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역대 중요 사건 수사에서 검찰은 최대 네 번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례도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006년 론스타 펀드에 대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외환은행 주가 조작 혐의로 체포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게 무려 4번이나 구속영장을 연거푸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당시 9개월가량 진행된 론스타 수사 과정에서 체포·구속영장만 12번 기각되는 기록을 남겼다.

다만 한 사람을 상대로 세 번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례가 실무상 매우 드물어 '강압·압박' 수사 논란으로 비화할 여지가 있고, 3차 영장까지 기각될 경우 '부실 수사' 비난 여론이 거세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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