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사진상' 수상작들
'아이폰 사진상' 수상작들
폰으로 찍다, 폼나게 찍다
아이폰 사진상이라는 대회가 있다. 140여 개국 사진작가와 일반인이 참가해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으로 겨룬다.

2016년 아이폰 사진상 대상은 중국 신장에 사는 시위안뉴가 받았다. ‘남자와 독수리’(윗줄 왼쪽)라는 제목의 사진이었다. 화제가 된 것은 그가 아이폰5s로 찍었다는 사실이었다. 아이폰6, 아이폰7이 나온 지 한참 지났는데 아이폰5s로 찍은 사진이 대상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아이폰 렌즈가 그만큼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시위안뉴는 다른 렌즈나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촬영했다고 한다. 사진을 찍은 뒤 카메라 앱(응용프로그램) VSCO필터와 스냅시드(snapseed)로 보정하는 과정을 거쳤을 뿐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중시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간편하게 기념사진을 찍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는 사진을 잘 찍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작품용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람도 있다. 어떤 목적이건 그들이 작가를 꿈꾼다고 하면 과언일까. 잘 찍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신문사 사진부장이라는 자리 때문인지 필자에게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그들을 위해, 독자를 위해 몇 가지 팁을 정리했다.

초점과 노출

기자가 쓰는 아이폰7플러스를 가지고 설명한다. 아이폰7플러스 카메라는 1200만 화소 와이드앵글 카메라와 1200만 화소 망원카메라가 더해져 작동한다. 듀얼 카메라다. 아이폰은 가장 많이 찍는 인물 사진에 최적화돼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사진이건 기본은 초점과 노출이다. 아이폰 카메라를 실행하면 바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초점은 찍히는 대상이 인물일 땐 자동으로 얼굴에 포커스를 맞춰준다. 인물이 아닐 때는 중앙 부위를 평균 내서 초점을 맞춘다. 피사체가 여럿일 땐 모든 피사체에 포커싱이 된다. 특정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고 싶으면 그 대상을 터치하면 된다. 문제는 노출이다. 정면에서 빛이 잘 들어오는 곳에서는 노출이 자동으로 적절하게 맞춰진다. 하지만 역광이거나 명암이 극명이 대비되는 곳에서는 원하는 노출 정도를 설정해야 한다. 아이폰 화면을 꾹 누르고 있으면 초점과 노출이 고정된다. 고정된 뒤 화면을 위아래로 밀면(스와이프) 조절할 수 있다. 위로 밀면 화면이 밝아지고 아래로 밀면 어두워진다. 초점과 노출을 고정시켜 놓으면 사진 구도를 바꿔도 초점과 노출이 고정돼 변경할 필요가 없다.

인물 사진 찍기

스마트폰으로 제일 많이 찍는 사진은 인물 사진이다. 아이폰7플러스에는 ‘인물사진’ 모드가 있다. 카메라에서 사진을 찍다가 인물사진 모드로 전환하면 ‘피사계심도 효과’가 자동으로 생긴다. 피사체 얼굴은 또렷하게 보이고 뒷배경은 흐릿하게 표현해준다. 고가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에서나 가능하던 보케(bokeh)효과를 낼 수 있다. 보케는 피사체에만 초점을 맞추는 촬영기법이다.

인물사진 모드로 촬영하면 전문 사진작가가 찍는 수준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아이폰7플러스가 아닌 아이폰 유저는 앱스토어에서 이런 효과를 낼 수 있는 카메라 앱을 활용하면 된다. 카메라 플러스(camera+), 마이크로소프트 픽스 등이 있다. 보정 앱으로는 포토캠 보케, 보케 포토 등을 활용하면 된다.

다음은 셀카. 셀카는 전면 카메라를 이용하기 때문에 구도를 잡은 뒤 셔터 버튼을 누르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땐 화면 안 셔터 버튼을 누르기보다는 아이폰 측면에 있는 볼륨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이어폰을 꽂은 상태라면 이어폰 볼륨 버튼이 셔터 기능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화면 셔터 버튼이든 볼륨 버튼이든 누를 때가 아니라 떼는 순간 사진이 찍힌다는 점이다. 많은 유저가 누를 때 사진이 찍힌다고 생각해 누른 뒤 스마트폰을 움직이면서 손가락을 뗀다. 사진이 흔들려서 찍히는 건 대부분 이런 경우다.

접사사진 찍기

풍경 사진이나 화각이 넓은 사진은 별다른 조작 없이 편하게 촬영할 수 있다. 하지만 가까이에 있는 피사체를 찍으려고 하면 쉽지 않다. 너무 가까이 카메라 렌즈를 가져가면 초점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꽃봉오리, 음식 등을 찍을 때가 그렇다. 대부분 스마트폰은 피사체에서 10㎝까지 근접 촬영이 가능하다. 이때도 아이폰은 셔터에서 손을 떼는 순간 찍힌다는 기본만 인지하면 떨림을 방지할 수 있다.

촬영 후 보정은 아이폰의 보정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자르기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수평을 맞춰준다. 그다음 원하는 크기로 잘라내면 된다. 빛 밝기와 색상의 채도 대비 색감을 조절할 수 있다. 사진을 보정한 뒤 저장했다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땐 원본 복구 버튼을 누르면 원본 사진으로 돌아갈 수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