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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과장&이대리] 이백휴 LG화학 과장 "25년째 주말마다 덕유산 촬영…개인전도 열었죠"

직장인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월요병’이다. 월요병을 이겨내기 위해 휴일이면 평소보다 몸을 더 혹사하며 취미 생활을 즐기는 직장인이 있다. 25년째 전북 무주군 덕유산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는 이백휴 LG화학 익산공장 HR팀 과장(54·사진) 이야기다.

그의 산행은 조금 특별하다. 한 번 산에 갈 땐 30㎏이 넘는 카메라 장비를 메고 오른다. 계절마다 다르게 펼쳐지는 산의 풍광을 사진으로 담아내기 위해서다. “고등학교 때 사진의 매력에 빠져 부모님 몰래 신문 배달을 해 수동 카메라를 장만했어요. 그때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죠. 처음에는 눈에 들어오는 모든 사물을 향해 셔터를 눌렀는데, 저만의 전문성을 찾고 싶었어요. 우연히 산 사진을 찍은 뒤에는 그 장엄함에 압도돼 운명처럼 산을 찾게 됐죠.”

부지런히 전국의 산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자주 찾지 못하는 산은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때부터 집 근처에 있는 덕유산 사진을 집중적으로 찍기 시작했다. 이 과장은 “덕유산은 겨울이면 꽃처럼 피어난 상고대(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를, 평소엔 푸르른 구상나무를 볼 수 있어 매력적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산 사진은 찍는 기술뿐만 아니라 전문가 수준의 등반 능력도 필요하다. 30~40㎏에 달하는 장비를 메고 산을 올라야 하는 만큼 체력도 필수다. 이 과장은 “이런 여러 가지 제약을 극복하며 느낀 성취감이 25년간 산을 오르는 원동력”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취미 생활이 직장 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그는 “직장에서 ‘롱런’하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비워내느냐가 관건”이라며 “끙끙 앓고 있으면 몸이 상하고, 집으로 가져가면 가족이 불행해진다”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전문성을 가지고 취미에 빠진 모습을 보여주니 가족도 저를 자랑스러워하더라고요. 산에서 얻은 에너지를 다른 직원들에게 전파해 부서 전체에 활력도 생긴 것 같습니다.”

2001년, 2006년에는 개인전을 열었고 동료들과 한국산악사진가협회도 구성했다. 요즘은 덕유산 인근에 자신만의 사진 갤러리를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다. “사진은 순간의 기록이자 영원한 역사입니다. 제주도의 오름 사진을 모아 전시한 ‘김영갑 갤러리’가 관광명소가 된 것처럼, 아름다운 덕유산의 역사를 담아낸 사진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습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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