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블랙팬서’ 제작팀이 지난 3월 부산 도심에서 촬영했다. 연합뉴스
할리우드 영화 ‘블랙팬서’ 제작팀이 지난 3월 부산 도심에서 촬영했다. 연합뉴스
‘블랙팬서’ ‘퍼시픽림 2’에 이어 ‘분노의 질주’ 촬영팀이 부산을 찾는 등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의 부산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영상위원회는 해운대구 일대에서 3월17일 할리우드 영화 블랙팬서가 촬영을 한 데 이어 지난 1일부터 SF 영화 ‘퍼시픽림 2(맬스트롬)’ 촬영을 시작했다고 8일 발표했다.

부산에서 촬영하는 영화 ‘퍼시픽림 2’는 지구를 위협하는 거대 괴수 카이주에 맞서 인간이 조종하는 초대형 로봇과 파일럿의 활약을 그린 1편 이후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부산,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 또 '캐스팅'
‘퍼시픽림 1’은 2013년 개봉해 한국에서 18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부산을 촬영지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퍼시픽림 2의 부산 촬영이 성사된 것은 해운대 수영만 매립지에 들어선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일대의 현대적인 풍경 때문이다.

이승의 부산영상위 차장은 “50층 이상 고층빌딩이 28개나 밀집한 데다 마린시티와 해운대 바다, 광안대교로 이어지는 풍광이 영화 특성상 필요한 ‘미래적인 배경’과 맞아떨어졌다”며 “원래 촬영을 진행한 호주나 일본, 싱가포르보다 해운대가 더 어울린다고 제작사 측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은 해운대에 초일류 호텔이 10개 이상 몰려 숙박 여건이 좋은 데다 영상위가 영화 관련 인력 연결과 시민의 촬영 협조, 관공서 협조 요청 등을 원스톱 시스템으로 지원하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할리우드 제작진이 촬영을 마친 뒤 지원에 감동받았다는 감사 이메일을 보내왔다”며 “이들은 다음에도 기회가 생기면 또 촬영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영상위 측은 할리우드 영화 ‘분노의 질주’ 제작팀과도 부산 촬영을 협의하고 있다. 영상위 관계자는 “블랙팬서 촬영이 부산에서 이뤄졌다는 소식에 퍼시픽림 2 촬영진도 부산을 선택했다는 소문이 해외 영화계에 퍼지고 있다”며 “다음달에는 해외 영화제작팀 관계자들을 초청해 촬영지 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상위 관계자는 “할리우드 영화에 부산이 등장하면 유·무형 홍보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양한 영화 관련 시설을 부산에 정착시켜 부산국제영화제뿐만 아니라 영화제작 도시로서의 명성도 강화해 도시 브랜드를 높이고 관광도시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