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최순실 부탁 받고 김경숙에게 정유라 이대 입학 부탁"
김경숙 측 "공모자들 이름에서 김종만 빠져 있어" 허위진술 의혹 제기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 부탁으로 이화여대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에게 최씨 딸 정유라씨의 입학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차관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교수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014년 9월 12일 김 교수를 만나서 체육특기생으로 이대에 지원한 정유연(정유라씨의 개명 후 이름)이라는 학생을 신경써 달라고 부탁한 것이 사실인가'라고 묻자 김 전 차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진술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2014년 8월 말께 최씨로부터 '정씨의 대학 원서접수를 하면 알아봐 줄 수 있는 곳이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 "이대에 원서를 넣으면 알아봐줄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전 차관은 차관 임명 전부터 김 교수와 친분이 있었다.

이후 김 전 차관은 최씨로부터 '딸이 이대에 지원했으니 일전에 말했던 체대 학장에게 부탁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받았고, 이후 김 교수를 직접 만나서 "아는 사람의 부탁"이라며 정유라씨를 신경써 달라고 말했다.

특히 김 전 차관은 당시 김 교수와 나눈 대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 교수가 이미 정유라씨가 정윤회씨 딸인 것을 알고 있었으며 "남편도 말을 타서 정윤회씨와 정유라 학생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는 게 김 전 차관의 진술이다.

특검이 '김 교수가 정유라씨를 잘 알고 있다며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 맞나'라고 묻자 김 전 차관은 "그렇게 기억한다"고 답했다.

현직 차관 신분인데도 최씨 딸의 입시에 관심을 가지고 챙긴 계기를 묻자 김 전 차관은 "내가 교육부 차관도 아니었기 때문에 대학에 압력을 넣을 단계는 아니었고, 지인이었기 때문에 김 교수에게 부탁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2014년 4월 정유라씨의 승마 국가대표 선발 문제가 제기된 때부터 최씨를 알고 있었고, 정씨가 실력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부탁을 받게 된 것"이라며 "권력 때문에 해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무죄를 주장하는 김 교수 측은 김 전 차관 진술이 허위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변호인은 김 전 차관을 신문하는 과정에서 "김 교수 공소장을 보면 최순실씨, 정유라씨,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 최경희 전 총장과 공모했다고 적혀 있는데 김 전 차관의 이름은 공모자들 명단에서 빠져 있다"며 허위 진술 가능성을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황재하 기자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