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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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K스포츠재단 강제모금 혐의 재판 피고인 신문 진술

박근혜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국정농단 사건의 발단이 된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17일 박 전 대통령을 향해 "그분을 존경했다"며 신의와 의리 차원에서 도왔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자신과 박 전 대통령을 '경제 공동체'로 보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거듭 선을 그었다.

최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미르·K스포츠 재단 강제모금 혐의 재판에서 검찰 측의 피고인 신문 도중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언제부터 알았고, 어떤 도움을 줬는지 묻자 "대학 때부터 알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줬는지, 몇십년 세월을 여기에서 다 말할 순 없다"며 "저는 의리와 신의를 지키고 그분을 존경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정계 입문을 돕지 않았느냐고 검찰이 묻자 "제가 지켜본 건 있지만, 도와준 적은 없다"고 말했다.

2012년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 과정에서도 자신은 "선거운동을 돕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다만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 의상 등 사적인 부분이나 공식 의료진에게 말하기 힘든 부분을 챙긴 적이 있느냐"고 묻자 "있다"고 인정했다.

검찰이 의상실 문제를 거듭 질문하자 "아무리 대통령과 공모한 상황이어도 개인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답하기 곤란하다)…"이라며 말을 아꼈다.

최씨는 미르·K재단에 대한 삼성 출연금 부분을 직권남용·강요 혐의로 기소했다가 특검이 뇌물 혐의로 추가 기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법리 적용에 다시금 불만과 의문을 드러냈다.

그는 "검찰에 있던 분들이 특검으로 다 왔는데 강요로 됐다가 뇌물로 가는 건 의문이 많다"며 "너무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san@yna.co.kr